서리와 도둑의 경계 도발과 생각들



사전에 서리란 '뗴를 지어 남의 곡식, 과일 가축 등을 훔쳐 먹는 장난'이라고 되어 있고, 유의어는 도둑질이라고 되어 있다.

캄보디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회사에 근무하면서 불과 몇 달 사이에 여러 종류의 도둑질 또는 서리를 겪고 있다.

첫번째는 가장 흔한 것 중 하나인데, 비료 도난이다. 농장에서 사용해야할 비료 일부분을 숨겨 둔 다음 은밀한 곳에 보관했다가 퇴근 후 해가 지면 가져가서 팔거나 본인이 쓰는 경우다. 두가지가 문제되는데 먼저 비료 도난 자체로 비용이다. 이 비용만큼 회사는 손실을 입는다. 두번째는 작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 정량을 지정하여 비료를 배포했는데, 제대로 살포되지 않으면 생육이 현저히 낮아져 수익이 떨어지고, 또한 잡초가 왕성하여 잡초를 제거하는데 또 인력과 재료에 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두번째는 우리 농장에서만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나무를 조림하면서 마을과 인접한 지역이 상당히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무 도난에 민감한데, 최근 약 40 그루의 나무를 베어간 사건이 있었다. 사건 유발자는 농장 직원으로 본인의 집 수리를 위해서 나무를 베어다가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 

적어도 여기까지는 절도이면서 선악의 구분이 되기 때문에 사건 처리가 좀 쉬운 편이다. 세번째 사례는 우리가 수확 후 판매하고 남은 나무를 불쏘시개용으로 가져간 경우다. 이 경우 선악 구분이 없어서 남아있는 나무를 그냥 가져갔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모두 수거 후 유기물로 재활용되는데, 단순 비용 계산을 해도 적지 않을 뿐더러 유기물로 활용시에는 더 큰 금액이 되는 자산이다. 절도자를 발견 후 대화를 하자, 왜 가져가는게 문제인지 정확히 인식 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어릴 때 과일서리를 하면서 애매한 경계 때문에 고민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전혀 그런 고민이 없다. 오히려 발견하고 나서 어디 있냐고 묻자 이미 팔았다고 태연히 거짓말을 했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곳에 거적으로 덮어 두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서리와 도둑의 경계는 금액으로 결정되는게 아니라, 물건을 취하는 사람의 편익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도덕과 현행법 사이에 많은 거리가 있어 명확히 구분할 수 없겠지만, 알든 모르든 가져간 물건으로 인해 그 사람의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면 그건 바로 도둑질이다.

도덕 교육과 함께 법 상식도 교육되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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