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와 작물의 경계 도발과 생각들



오늘 아침 사무실 앞에 있는 화단을 조금 정리했다. 화초들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각자의 경계를 넘어서서, 이게 화단인지 그냥 풀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큰 규모의 농장이지만 내 기억으로는 화단이 단 하나 밖에 없고 그나마도 조성한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좋은 곳에 있었으면 많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존재가 되었겠지만, 여기서는 일주일에 두어번 나를 귀찮게 하는 잡초에 지나지 않는다.

원래 식물, 작물, 잡초의 구분은 인간이 지은 것으로 모두가 같은 식물이지만 인간이 필요에 의해 관리를 하면 작물이요, 그 작물 속에 다른 식물이 잡초일 뿐이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인간의 기준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고귀한 하나의 생명체이고 그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오랜 시간 땅속에 있었던 씨앗이 힘을 내어 땅으로 쏟아나고, 곧이어 온도, 물, 바람, 햇빛을 골고루 받아들여 드디어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오늘 아침에 무차별하게 잘라낸 화단의 잡초들이 나에게만 잡초였고, 꽃이라고 심은 것들이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하거나 않아서 잡초가 되었을 뿐, 원래는 모두가 힘겹게 자라난 소중한 생명체이기는 마찬가지다.

인간사에서도 똑같은데, 모든 인간은 남녀의 정자와 난자가 합쳐져 (대부분) 10개월 잉태 후 힘든 과정을 거쳐 태어난다. (대부분) 같은 수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진화 과정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의 인류는 비슷한 경로를 통해 지금의 위치에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와 인종에 따른 구분과 차별은 단지 귀한 대접을 받는 곳에 태어나지 못한 잘못이 있을 뿐, 인간 개개인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잡초와 작물의 경계처럼 인위적인 이용과 편리를 위한 구분이 현대 인류의 가치를 귀천으로 나누고 있을 뿐, 경계지어지는 사회 속의 인간이 아니라 자연생태계 속의 인간은 누구나 똑같다.

또다른 이유들 때문에 구분된 인간들은 잡초처럼 힘을 가해 버려지거나, 작물이 없는 곳으로 밀려나지만 그 구분을 짓는게 누구이고,, 왜인지 생각해 보면 공생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오늘 아침 회의에 분명 경작지 내 잡초를 제거할 방법을 논의하겠지만, 적어도 잡초와 작물의 태생이 같다는 인식은 하고 있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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