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과 생각들

담배와 공간의 단절

chongdowon 2025. 6. 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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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라고 썼지만 공간을 단절 시키는 모든 요소가 똑같은 얘기가 되겠다. 술이 될수도 있어 성별이나 연령, 지역과 언어가 모두 우리는 나누는 기준이거나 이유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금연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어서 비슷한 경험을 해 본지 오래됐다. 하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담배를 엄청나게 많이 피우고 있다.

오전에 커피 한잔 마시면서 책 좀 읽으려고 주변 까페를 둘러봤는데 대부분 느긋히 앉아 담배 피는 공간들이다. 이 공간들도 오후 시간이 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오전에는 내가 흔히 말하는 놈팽이까페로 책을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의자의 형태보다는 담배가 문제인데, '담배 냄새' 혐오자로써 담배 냄새는 정말 불편하다. 공기 좋은 곳, 개방된 곳, 분위기 좋은 곳을 차지하고 담배를 피는데 연기는 그 곳은 물론 생각보다 더 먼 곳까지 피해를 준다. 지역이나 문화를 말하고 싶지 않다. 담배 연기 하나만으로 공간을 분절 혹은 단절 시킨다.

특히 술과 비교했을 때 술은 밤이라는 시간 한적으로 인간을 유형별로 단절시키지만 담배는 시간에 나누지 않는다. 장소성에 금연이라는 요소가 더해지기 전까지는 장소도 가리지 않고 담배가 차지했다. 담배는 연기로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더 많은 단절을 만들어 낸다. 의자 하나, 탁자 하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담배 연기가 무작위로 뻗어가는 그 모든 공간을 그렇지 않은 공간과 구분짓게 한다. 이 수증기 외 무수히 많은 발암물질을 포함한 연기는 일정한 방향성도 없고, 방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미세한 공기의 흐름에 따라 다른 곳으로 떠 다니기 때문에 정확한 공간을 나눠 피할수도 없다.

이 곳에서 담배연기가 없는 곳은 오로지 에어콘이 가동되는 곳인데, 몇군데 되지 않는다. 혹은 에어콘의 인위적인 찬바람 보다 맑을 공기를 마시고 싶어도 선택할 수 없다. 담배 피는 사람이 닫힌 공간에 들어가면 더 적은 공간을 사용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담배 피는 사람이 본인들을 중심으로 더 넓은 성벽을 만들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밖으로 내 보낸다. 그야말로 불통인 사람들이고 공기과 공간에 대해서 독재자적 성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