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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주 해장 음식

후숙 과일을 먹어야 하는 이유 ft.망고

by chongdowon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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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후숙과일인가

농촌에서 자랐기 때문에 과일을 후숙시켜 먹을 일이 거의 없었다. 충분히 익으면 따 먹으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생활할 때 적응이 안되던 것 중 하나도 맛없는 과일을 먹는 것이었다. 제주도에 갔을 때 감귤의 당도가 그렇게 높은건지 처음 알았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덜익은 감을 따서 삭혀 먹곤 했는데 그게 바로 후숙이었다.

이번에 우연한 기회로 캄보디아 망고를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보낼 수 있었는데 받은 망고마다 익은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는 얘기를 들었다.

잎이나 과일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은 나무와 연결된 지점에서 이층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탈리 현상은 ABA에 의해 진행되는데 식물 내부의 신호 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스트레스에도 반응한다. 

한나무에서 모든 꽃이 일시에 개화하지도 않고 혹시 동시에 개화했더라도 착화한 위치에 따라 성숙의 속도가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무에 달리는 모든 과일의 익은 정도를 제각각이 된다. 농장에서는 인력의 활용, 날씨의 변화, 선별의 어려움 등으로 가급적이면 일시에 수확하거나 나누어 수확하더라도 비슷한 숙기의 과일을 동시에 수확하게 된다. 따라서 후숙과일의 경우 유통되는 기간을 고려하여 일찍 수확하게 된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다르게 익은 망고

https://www.ibric.org/bric/trend/bio-news.do?mode=view&articleNo=8873510#!/list

2. 후숙이란

모든 과일이 후숙이 되는 것은 아니고 후숙과climacteric fruit와 그렇지 않은 non-climacteric fruit로 나뉜다. 아래에 있는 그래프와 같이 후숙과일은 시간이 지나면 에틸렌을 스스로 발생시키면서 후숙이 진행된다. 반면 비후숙과일은 세포활력이 감소하면서 호흡도 줄어드는데 에틸렌이 발생하지 않는다. 후숙과일에 해당하는 과일은 사과, 망고, 아보카도, 바나나(정확히는 과일은 아니고 초본성 단년생의 열매) 등이 있고, 비후숙과일에 해당하는 과일은 포도, 체리, 딸기(바나나와 마찬가지로 풀의 열매) 등이 있다.

https://extension.umd.edu/resource/ethylene-and-regulation-fruit-ripening/

3. 후숙방법

특히 유통을 위해서 이 에틸렌가스를 조절하여 후숙을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다. 장기보관이 필요한 경우 저온에서 에틸렌가스를 배출해 주고, 빨리 후숙이 필요한 경우 상온 또는 과일별 후숙 적온에서 에틸렌을 발생시킨다. 에틸렌을 발생시키는 방법은 기계적으로 에틸렌을 발생시키는 방법과 Etheophon과 같은 제품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망고와 바나나는 산지에서 수확 후 선별, 세척, 포장의 과정을 거친 뒤 비행기로 가는 경우 3일, 배로 가는 경우 10일이 걸린다.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되어야 할 경우 포장된 상품에 에틸렌 발생 파우치를 넣어준다.

망고 사이에 있는 작은 비닐봉지가 에틸렌 발생 파우치

 

4. 그래서

물론 최근 비파괴분석장비와 유통기술의 발달로 더 정밀하게 개별수확해서 정확한 시기에 후숙시킬수도 있다. 일정한 상태로 가능한 최상의 상태에서 수확하고 온습도 조절을 통해 품질 하락을 막은 뒤 국내에서 유통하면 더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기는 하다. 결론은 비용이다. 과일 한개씩을 손으로 따서 일일이 검사를 하고 검역을 끝낸 뒤 한번 더 해야한다. 온습도 관리 역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정해 둔 범위를 벗어난 온습도를 만나게 되면 급속도로 익기 때문에 세밀한 관리에는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다. AI가 합쳐진 로봇수확기도 마찬가지로 비용이 증가하게 되어 결국 최종 소비자가 부담할 수 밖에 없다.

국내산 과일을 포함하여 수입과일 역시 제철에 산지에서 먹는 것이 가장 싸면서 좋은 품질을 맛 볼 수 있다. 국내산 과일이 가격이 비쌀 때는 산지 직거래를 이용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과일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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