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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과 생각들

대학교 도서관

by chongdowon 202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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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3 22:55:33
 

촌놈인 내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얻은 보람은 무수히 길게 뻗은 길에 보이는 술집도 아니고, 전국방방곡곡에서 모인 많은 사람들의 다양성도 아니다. 오히려 거추장스러웠을 뿐이다. 비록 그다지 명문대학은 아니지만 입학 당시에만 하더라도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도서관이 있었다. 흔히 사람들은 넓은 공간을 채우다 보니 질 떨어지는 책도 많다고 했지만, 나야 그런 책들을 보는게 아니었기에 상관은 없었다.

다양한 책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책은 역시 월간지 같은 잡지가 아니었을까 한다. 보통의 유명한 인문서적들이야 접근이 쉽지만 잡지들은 전부 비치해 놓기 힘든데, 대학도서관의 장점은 이런 잡지들이 내가 알지도 못했던 것까지 쌓여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등산 잡지가 두 종이나 있었고, 다양한 사진잡지, 스킨스쿠버 또 문학과 농업관련 잡지들도 많이 있었다. 이런 잡지들의 장점은 역시 다양한 상식들을 아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글자를 읽어 앞뒤 관계를 파헤쳐야 하는게 아니라 그림이나 사진들로 설명이 되어 있어, 나처럼 취약한 기억력을 가진 사람은 아주 지식을 습득하기 좋은 과정이었다.
단과대와 도서관이 바로 옆에 있어 당시에 유행하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스타크래프트에 관심없던 나로서 공강 시간을 보내기에 제일 장소였고, 연속되지는 않지만 5학기 동안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쉼터이자 놀이터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활자를 읽는 것 자체에 즐거움이 있어 책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책을 읽지 않는 조카들에게 그런 습관을 강요할수는 없다. 내 경험으로는 두어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는 습관과 책을 통한 지식 습득 자체가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은 한다. 하지만 나 역시도 최근에는 이런 저럭 이유와 핑계로 책을 잘 읽지 못하고 있기에 변한 시대에는 달라진 미디어로 지식을 습득하는게 맞는 것 같다.
독서로 얻은 지식이 지혜로 발전하면 좋겠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지혜로 발전하는게 어렵고, 그나마 지식을 옳바르게 사용하는 있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다면.)
근래에 아주 시끄러운 이야기들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데,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지만 우리가 정치 뉴스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지식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배운 지식이 상식이 되고, 상식을 대중과 공유하고 잘 활용하는 지혜가 분명히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한번 더 조카들이 반드시 책으로 배움을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가장 바쁘게 일을 해야할 연령대이기도 하지만, 당장은 집중력이 떨어져 한권의 책을 읽는데도 몇달이 걸리기도 한다. 언젠가는 몸으로 체험하는 여행이 아니라, 책으로 세상을 배우는 긴 독서의 시간을 다시 갖고 싶다. 내가 딱 대학교 1학년 도서관에서 했던 경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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