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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과 생각들

기억 추억 습관 그리고 치매

by chongdowon 202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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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행동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습관이 되어서 나도 모르게 행동이 나타날 때가 있다. 기억중추에 각인되어 무의식적으로 행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인데 좋은 습관을 가지라고 조언을 듣는 이유기도 하다. 술에 취해 자신을 망각하고 있어도 집을 찾아가고 올바른 행동을 하고 정리정돈을 하는 것은 평소의 행동도 크게 다르지 않고 매일 반복적으로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알콜은 기억 뿐만 아니라 행동중추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습관이 올바른 행동을 이끌어 내려고 해도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몸을 갸누지 못할 정도의 과음을 주의하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습관과 마찬가지로 그 말에 연결된 기억이 가장 꺼내기 쉬운 어느 곳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항상 마무리는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된다.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습관처럼 가장 익숙한 기억으로 말이 흘러가게 된다.

이렇게 가까이 쉽게 꺼낼 수 있는 기억들을 제외하고 영상이나 사진처럼 기억을 보조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을 때 우리는 오래 묵혀뒀던 기억을 꺼낼 수 있다. 추억이다. 가만히 집중을 해도 추억이 떠 오를 수 있지만 먼 곳에 저장돼 있는 기억을 편하게 꺼내 올 수 없기 때문에 보조체가 필요하다. 어찌되었던 저장된 기억을 꺼내 올 수는 있는 상황이다.

치매는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기억을 꺼내오기 어렵다. 이제는 치매를 뇌인지저하증으로 용어를 변경한다고 하는데 바뀐 용어처럼 습관처럼 각인되어 있는 행동이나 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통증이나 식욕, 배변욕 같은 자극들에 대해서 반응을 한다. 반응을 의식하고 판단한 뒤에 기억에 있는 행동양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각인돼 있는 행동만으로 표현한다. 배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고 배변을 참지 못하고 바로 해야 한다. 기억을 바탕으로 의식과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기 어려워진다.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더라도 술에 취한 사람처럼 인지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치매환자와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정돈되지 않은 말을 하거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보인다. 간혹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에도 같은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원인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는 뇌인지저하증을 가진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보여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우리는 옆에 있는 사람이 환자라는 인식을 하면 그에 맞게 행동을 하지만, 인식을 못하면 정상인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인지저하증의 행동양상을 보이는 사람을 우리는 정상인으로 대하고 본인도 정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혼란을 겪게 된다.

아버지가 경도의 뇌인지저하증이 있어서 최근 주간요양원에 모시게 되었다. 처음에는 부정했지만 주변에 이미 같은 증상으로 괴로워하시는 분들을 봤기 때문에 빨리 인정하고 요양원에 가시는 것도 동의하셨다.

많은 문제의 해결은 원인의 파악과 인정에 있다. 인지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인으로 느끼고 일상을 함께 영위하는 사람이 주변에서 걱정의 소리를 듣는다면 스스로 되돌아 보고 바뀔 필요가 있다. 스스로 치료가 안되는 상태가 바로 환자다. 국가는 공공의 안녕과 이익을 위해 사회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들 구금할 수 있다. 인지장애는 나이와 상관없는 병이다. 언제든 누구든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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