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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by chongdowon 202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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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셰런버거,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2021.5, 부 구글전자

환경을 다룬 책이면서 도입부에서는 농업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시작부터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작가의 결론은 환경문제가 있긴 하지만 호들갑 떨지 말고 무작정 신재생에너지를 쓰기 보다는 화석연료를 쓰는게 유리하다. 특히 원자력만이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이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전기를 보급하고 제조업을 발달시켜야 돈을 벌고 주거환경이 개선되어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주장을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주장은 오묘하게 왜곡돼 있거나 책에서 밝힌 극단적인 가난한 나라와 선진국을 비교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오류다. 내가 자주 언급하기도 하지만 캄보디아처럼 동남아시아의 개도국들은 엄청난 속도로 경제개발을 하고 있으며 중국이 다 하지 못한 제조업을 들여와서 열심히 공장을 돌리고 있다. 작가의 말대로 석탄이나 석유를 원료로 한 화력발전이 그 중심에 있고 당연히 기술적인 한계로 원자력발전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며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단지 노동에서만 나오고 실재의 과실은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기업 즉 선진국이 가져가고 있다. 그 부산물로 나오는 수많은 폐기물들은 고스란히 개도국이 떠 앉고 있다. 특히아직까지 전기보다 싸다는 이유로 화목이 사용되고 있는데, 화목 사용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 선진국의 기업들은 알고도 묵과하고 있다.

농업에서 화학비료의 사용과 육종은 각각 1, 2차 농업혁명을 가져오고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린 것은 맞다. 그리고 농지의 입체적 사용으로 단위면적당 생산이 더 증가했다. 이런 생산량을 토대로 현재의 80억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고 예상했던 대기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조금 어렵다. 선진국 상위 10개국의 인당 일일 열량소비를 보면 하위 30위 국가의 2~4배를 먹고 있다. 작가의 주장처럼 가난한 나라들이 제조업으로 돈을 벌어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게 되면 열량소비가 증가하고 농지는 더 개간되어야 한다. 지금 현실에서도 중국의 식문화가 서구화되면서 전세계의 곡물을 빨아들이고 있다. 소와 돼지를 기르는데 인간보다 더 많은 곡물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환경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육식을 조금 줄이는 것이 더 도움될 수 있다. 풍요로 인한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자국에서 충당되지 못한 곡물은 대양을 거쳐 수입되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은 엄청나다. 

책을 읽으면서 참고하려고 많은 부분을 메모해 놨는데 6장이 넘어가면서 앞의 부분을 믿을 수 없게 되어 그냥 버릴까 한다. 물론 플라스틱의 발명으로 상아나 거북껍질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도 일부는 맞지만 규제가 없었다면 여전히 고급재료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가죽도 마찬가지로 규제가 없었다면 굳이 신소재를 개발하여 대체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호들갑떠는 극진적인 환경주의자들은 나도 꼴보기 싫기만 어느 한쪽에서는 적극적인 사람들이 있어야 사회는 바뀔 수 있다.

 

이 책의 다양한 오류는 https://ppss.kr/archives/241468 여기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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