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체 보기

[책] 예술과 중력 가속도

by chongdowon 2023. 3. 20.
728x90
  • 2022/04/28 17:36 

배명훈, 예술과 중력가속도, 북하우스 2016년 11월 7일

 
20살부터는 소설을 전혀 읽지 않다가 어느날 다른 책을 읽는데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배명훈작가의 단편집을 하나 골라서 읽기 시작했다. 단편집인 만큼 한가지 주제가 짧게 끝나서 글이 쉽게 읽혀졌다. 어릴 때 읽었던 구소련이나 미국의 SF들은 내용들이 길기도 했지만, 대부분 우주나 로봇에 관한 이야기였다. 예술과 중력가속도를 읽기 전까지는 SF소설에는 여전히 로봇, 안드로이드, AI, 우주선이 나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스마트D는 알파벳 "D"의 저작권이 있어 어느 문장에서든 D가 있으면 사용료를 내야하고, 모든 매체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만큼 어디서든 D를 사용하면 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을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김치에 들어가는 고추도 한 때는 해외에 로열티를 내고 있어서, 사실상 김치를 먹는 순간 외국기업에 돈을 주는 결과를 낳은 적이 있었다. (농업인이라서 예시도 이런 것 밖에는...) 굉장히 공상과학적인 요소가 있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에 쉽게 와 닿았다.
 
예비군로봇도 마찬가지로 군필 한국인이면 아주 쉽게 이해 되는 내용이다. 화성식민지에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효율이 높은 채굴장비를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이 장비는 의무적으로 예비군에 편입되는 장비였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SUV차량은 전쟁시 징발대상으로 평시에는 세금이 감면되는 제도가 있었다. 
인간과 기계연합군의 전쟁이 벌어지자 이 기계연합군은 인간의 장비와 시설을 파괴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감지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코드였다. 라이다 같은 시각인식 장치가 아닌 가장 원시적인 바코드를 식별장치로 설정하는 순간 이 소설은 완성되게 된다. 기계연합군은 충분한 인식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결정은 바코드로 했기 때문에, 주인공은 인간의 시설과 장비에 의미없는 바코드를 붙여 결국 이 전쟁에서는 인간이 승리하게 된다.
 
이 두 단편에서 보듯이 아주 일상적인 내용에 약간의 소재를 붙여 소설을 완성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쉽고 잘 읽혀진다. 머리 아픈 책을 읽다가 답답할 때 한편씩 읽으면 좋은 책.
728x90

'매체 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타인의 해석  (0) 2023.03.27
뉴타입의 시대, 교보전자책  (0) 2023.03.23
거꾸로 읽는 세계사  (0) 2023.03.20
[책] 초예측, 웅진지식하우스, 2019년  (0) 2023.03.20
행동경제학, 2007.1.2  (0) 2023.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