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꿈의 농장, 개도국 플랜테이션 명과 암
캄보디아에는 농업을 위한 경제적토지양허제(ELC : economic land concession)로 국유지를 임대가 처음에는 290개였지만 100여개가 취소되고 재임대 등을 거쳐 현재는 약 220개 남았다.
개도국 투자 특히 농업투자의 매력은 넓은 미개간 농지,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 선진국의 우호적인 수입관세, 민감하지 않은 규제 등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개도국 정부는 왜 스스로 개발하지 않고 이런 잇점을 해외투자기업에게 선뜻 열어주고 있을까? 이유는 장점에서 볼 수 있다. 정부나 국내자본 주도로 농지를 개간하거나 도로 인프라에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외국투자에 의해 지역의 기초인프라를 개발하기 원한다. 캄보디아의 경우 ELC 임대 계약을 할 때 일정 부분 사회공헌을 하도록 유도하고 특히 도로와 같은 주요 인프라는 개발 후 주민들과 공유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도로의 공유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회사의 몫이다.
언뜻 보면 농업의 많은 부분은 노동력집약적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저임금 노동력이 장점으로 보인다. 실상은 저임금인 만큼 기술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단순노동에 그친다. 그만큼 업무의 확장성이 없다. 게다가 도시에 비해 농촌노동력은 상대적인 저임금으로 도로가 발달하면서 농촌인구의 도시유출은 가속화되면서 그나마도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역으로 기술직이나 전문행정업무 등 교육된 인력들은 더 많은 임금을 주고도 채용하기 어려워진다. 어느 국가에서도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특히 개도국은 도농인건비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인력유출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규제가 민감하지 않다는 말의 이면에는 각종 법과 규정이 정비돼 있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초기 투자시점에는 편번을 써서 이익을 누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공무원들 역시 이런 구멍을 잘 알고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뒷돈을 요구한다. 현실에 맞는 새로운 법의 제정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실현되기 어렵다. 일례로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 있지만 불법으로 수입되어 쉽게 사용된다. 수입에서부터 강력히 처벌하면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국경무역에 생활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처벌규정을 만들기 어렵다.
유럽의 '무기를 제외한 모든 것'(EBA : Everything but arms)과 같은 제도는 개도국 상품이 유럽에 수입될 때 관세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개도국을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저렴한 원자재를 수입하기 위한 전략이 맞다. 그런데 이 역시도 쉽지는 않다. 정치외교적인 무기로 사용하거나 필요할 때는 무역장벽으로 사용한다. 가장 큰 사례가 캄보디아, 미얀마 백미에 대한 관세부과였다. 표면적으로는 스페인 등 장립백미를 생산하는 유럽내 국가와 농가를 보호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캄보디아의 수출 정미의 70%는 향미품종으로 장립백미와 구분되는 것이다. 농산물의 주요 구매처를 내수가 아닌 수출에 집중하면 이런 문제는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다른 사례는 코로나가 한창일 때 캄보디아 농산물이 베트남을 거쳐 중국으로 수출되다가 중국, 베트남의 국경이 폐쇄되어 수출되지 못한 캄보디아 농산물 가격이 폭락한 경우다.
2. 출구전략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캄보디아에 해외농장투자를 하면서 실수하는 것들이 있다. 위에 언급한 문제들과 더불어 지역과 주민에 대한 낮은 이해도, 농지에 대한 철저하지 못한 조사 등이다. 이런 문제들이 쌓이면서 생산성은 떨어지고 인력관리에는 실패한다. 손실이 누적되면 타개책으로 각종 방법을 찾게 되는데, 가장 실패의 지름길은 정부나 지방관료와의 결탁이다. 세금을 줄이거나 각종 민원발생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법과 규정에 없거나 편법으로 공무원들과 서로 편의를 보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정권은 영원하지 않아서 공무원은 물갈이가 되고 자칫하면 역풍을 맞기도 한다.
투자 이후에 손절하지 않고 수익을 내는 출구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농업을 배우고 농업현장에 종사하면서 꾸준히 배우고 듣고 겪는 것이 바로 '농업은 문화'다. 그래서 첫번째는 기술적인 측면 외에 농장과 투자한 국가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하고 주민들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두번째는 농업은 백년지대계를 명심해야 한다. 5년, 10년을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건 제조업이다. 농업은 생산기반을 구축하는데만 10년씩 걸린다. 더 장기투자를 목표로 새로운 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세번째는 수익 다변화다. 곡물을 생산하더라도 국내소비분과 수출분이 나뉘게 된다. 국내에서 가공을 하거나 부산물을 활용해서 추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투명성이다. 국내법이 아무리 부실하거나 빠져나갈 구멍이 많더라도 더 규제가 많은 자국의 법 기준에 맞춰서 운영하면 적어도 국내법이 바뀌더라도 문제될 여지가 없다.
결과적으로는 다 아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아는 것이라고 모두 실천에 옮기는게 아니다. 또 투자전략과 출구전략을 수립할 때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요소들은 빼 먹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시작과 끝에 실패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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