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도발과 생각들64 겉모습과 내면 겉모습만 보고 내면을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예로부터 관상이나 손금으로 사람을 운명이나 자질을 평가하기도 했다. 주역을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사람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책 치고는 두께가 얇다. 게다가 주역의 괘를 보는 방법 역시 경우의 수가 많지 않은데 아마도 주역이 만들어지던 시기에는 인구도 적고 산업도 다양하지 않아서 인간 생활이 단순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인간 삶의 모든 면면을 통계로 평균을 추출해서 역으로 거기 집어 넣는 것은 말이 안된다.하물려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보다 더 추상적인 사람의 내면을 얼굴만 보고 맞추는 관상이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맞을까. 선한 인상을 가진 범죄자가 얼마나 많으며, 애초에 선한 인상이라는 것은 어떤 주관인가. 비영어권 사람들은 미.. 2024. 12. 14. 치매환자 아빠의 기억과 집착 24년 11월 23일에 적어 둔 메모에 이어서 조금 보태본다.아빠가 치매로 많은 기억을 잃고 엄마나 가족들 힘들게 하는 건 슬픈 일이지만, 내가 항상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기억해서 조금은 다행이다. 가을이라서 그런지 추수 다 했냐, 나락 매상 댔냐, 양수기 전깃줄 걷었냐, 내년 정책자금 신청하냐처럼 딱 이 계절에 할 얘기들을 하시네. 그러면서도 오랜만에 기분 좋은지 은근슬쩍 고기 구워서 한 잔 하자는 말은 안 빼놓고 한번 하신다.노인성인지장애도 병이다. 아직까지는 증상만 알고 치료법도 제대로 없지만 늙어가는 병인 것은 확실한거지. 치매로 남은 기억이 고통이나 남을 증오하는 마음만 가득한 사람도 있던데, 아빠는 가족을 위해서 일에 대한 집착과 그 보상으로 받는 가족과의 오붓한 시간이 남아있나보다. 병.. 2024. 12. 7. 시골 고추방앗간 오랜만에 엄마 따라 고추방앗간에 갔다. 김장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많아서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고추를 빻았다. 그 짧은 시간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이 오고간다. 다른 사람이 내려놓은 고추가 매운고추여서 내가 가져온 고추와 섞일까봐 걱정하는 사람. 고추가 참 좋다는 방앗간사장님의 말에 괜히 뿌듯해 하는 사람. 재체랜만에 엄마 따라 고추방앗간에 갔다. 김장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많아서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고추를 빻았다. 그 짧은 시간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이 오고간다. 다른 사람이 내려놓은 고추가 매운고추여서 내가 가져온 고추와 섞일까봐 걱정하는 사람. 고추가 참 좋다는 방앗간사장님의 말에 괜히 뿌듯해 하는 사람. 매운 가루가 날리는 곳이어서 자연스레 재채기가 나오기 마련인데도, 보는 사.. 2024. 11. 14. 40대 중반에 퇴사할 결심 태어나서 대학졸업까지 사람은 본인 의지로 태어나지는 않지만 살면서는 스스로의 의지로 여러가지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이 온다. 결정은 앞날을 좌우하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나처럼 우리나라 같은 선진국에 중위소득의 집안에 태어나면 대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큰 고민을 할 여유가 없다. 그저 공교육의 틀을 쓴 입시라는 제도 안에서 대학진학을 위해서 발버둥을 칠 뿐이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면 대부분은 동시에 성인이 되기 때문에 본인의 결정이 법적인 책임도 동반하게 된다. 어떤 수업을 들을지 어떤 진로로 갈지 결정하고 거기에 맞춰 학점, 언어, 외부 경험 등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이조차도 가정이라는 집단에서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경우이고 그렇지 않으면 재원 마련을 위해 일을 해야할수.. 2024. 7. 9. 이전 1 2 3 4 ··· 16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