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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시리즈 중에 "Liza on Demand"라는 코메디프로그램이 있는데 여기의 주인공 Liza는 여러가지 플랫폼 일자리 즉 우버택시, 배탈, 심부름 등의 일을 쉬지 않고 한다. 아직 삶의 정체성을 찾지 못했다는 전제와 성장과정을 재밌게 풀어가는 이야기지만, 예전 드라마에서 보여주던 시급형의 파트타임 직업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한국에 살고 있지 않아서 우리나라도 얼마나 많이 플랫폼 일자리가 생겼는지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본업 외에 카카오택시나 쿠팡 배달을 하는 사람들의 후기가 꾸준히 인터넷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 이미 일상생활에 흔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경영이나 경제학에 관심이 없고, 내가 종사하는 일자리가 아직까지는 AI대체 불가능하며 플랫폼 노동인력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분야다. 그래서 플랫폼비지니스에 관심이 없었는데, 지난 주말 저녁을 배달앱으로 시키고 나서 배달직원이 별 5개를 달라는 말을 듣고 좀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이 개도국 캄보디아의 수도에도 이미 많은 플랫폼노동자들이 있고, 처음 우버가 시작했을 때와 우버가 철수하고 그랩과 다른 자생 배달앱들이 여럿 생긴 지금 처음과는 다른 모습이라는걸 깨닫게 됐다.
택시를 탈 때, 음식을 주문할 때. 처음 우버, 그랩이 생겼을 때 편리하게 부를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했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금방 서비스의 질에 대해 항의했다. 또 익숙하지 않았던 플랫폼 노동자 역시 맞대응을 해서 가끔 다투기도 했다. 최근에는 플랫폼 노동자와 사용자가 서로 익숙해지고 나서는 앞서의 경우처럼 별점으로만 서로를 평가하게 되었다. (물론 팁을 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식당종업원은 식당 내에서 충분한 서비스를 하면 팁을 부수의 수익으로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플랫폼노동자는 팁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그것보다는 높은 별점을 얻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이득이 될 수 있닫. 그래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낮은 임금과 별점을 잘 받기 위한 노력만 남는다. (팁 문화가 일한 대가로 정당한 수단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결국 플랫폼 노동자는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지만 법적 보호장치는 없다. 게다가 경쟁 상대는 같은 플랫폼의 노동자로 같은 비용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더 많은 일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력의 이런 노동자들의 양산은 분명 직업의 질을 낮출 것이다. 물론 소비자들은 질 좋은 용역을 받을 기회가 많아지고, 이것이 상위 랭크된 플랫폼노동자들의 임금을 상승시키는 결과고 이끌어 낼 수는 있을 것이다.
결국 기업(고용주)는 단순 노동이 필요한 일자리에서는 외주 또는 플랫폼일자리를 선호할 것이고, 반드시 숙련공이 필요한 경우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해서 인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주어지는 기회가 평등하지 않고 타고난 능력이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하에서 노동자들의 기술력의 격차는 커지고 소득수준도 격차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또 기술습득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항상 낮은 임금과 불안한 고용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다만 노동자들의 기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고, 그 가치는 어떻게 매길 것인지는 사회구성원 모두 고민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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