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기르는 소와 들판에서 서식하는 쇠백로.
집은 아니고 농장에서 아침에 초지로 출근하고 저녁에 축사로 퇴근하는 소. 그리고 농장 인근에 습지가 많아서 최근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는 쇠백로. 매일 아침 소가 나가면 쇠백로는 소 주변을 맴돌거나 소 등을 타고 하루를 보낸다.
지금 책을 보고 있는데 책 제목이 무려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까"이다. 이 책에 '일반 사고인',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인간 관계를 평안하게 유지하려면 조직에서는 적당한 뒷담화가 필요하고 뒷담화 내용의 10%만 실제 험담이고 나머지는 주변 상황에 관한 내용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의 삶이 피곤하고 지친다는 것을 얘기하면서 가끔은 불필요한 대화, 뒷담화처럼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대화들이 일상에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제 이 문장들을 읽고 오늘 아침 망고 드론 촬영을 하다가 찍은 소와 쇠백로를 보니 그냥 인간 삶이 편견에 가득 차 있고 복잡할 따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생의 원리는 간단하다. 식물에 공생하는 곤충은 식물로부터 서식처와 음식을 제공받고 곤충은 식물의 경쟁 식물이나 위해를 가하는 동물을 막아준다.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균류는 암석에 부착하여 암석을 분해하고 식물이 뿌리를 내리게 한다. 그 후에 균류는 식물 뿌리와 공생하면서 서로 필요한 물과 양분을 주고 받는다. 암석 분해 작용이 확장되면 균류와 식물은 다같이 서식지를 넓히면서 성장하게 된다.
소와 쇠백로의 공생도 마찬가지다. 소 등에 붙은 벌레를 쇠백로는 잡아 먹고, 쇠백로가 벌레들을 제거해 주어서 소는 좀 더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된다.
가축과 야생동물의 공생관계처럼 모든 인간들이 편견없이 공생하는건 불가능할 것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사고하고 많은 일들을 해야하기 때문에 관계도 다양하고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또 많은 개체수 만큼 더 더양한 성격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관계는 동물들의 관계보다 어려울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물처럼 편견을 줄일 수 있다면 어렵게 일반사고인과 정신적과잉활동인을 나누지 않더라도 덜 피곤하게 살 수는 있을 것 같아서 소와 쇠백로의 관계가 평화롭고 부럽다.
https://www.youtube.com/watch?v=vvtVN-3GE8Q&ab_channel=DowonC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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