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에 새끼 암돼지 한마리를 사 왔다. 원래 개 키우는 울타리가 두 칸인데 오랫동안 합사를 시키고 있어서 한 곳이 비어 있었다. 식사 후에 아무리 잔반을 줄이려고 해도 일정량의 잔반은 나올 수 밖에 없어서 퇴비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냥 밭에 뿌리기도 했는데 우기에는 벌레가 꼬이고 냄새가 심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돼지를 키우게 됐고 이번이 두번째다.
솔직해져봐야겠다. 채식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도축하고 먹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 개를 잡아 먹는 것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식용금지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개는 식용으로 이용된다. 어느 순간부터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개 식용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것 같다. 나도 개를 먹었지만 안 먹게 된지 10년 정도 된 것 같다. 첫번째 이유는 캄보디아의 한식당에서 파는 개고기가 맛이 없다. 두번째는 가끔 한국에 가더라도 파는데가 잘 없고 같이 먹을 사람도 없다.
첫번째 돼지를 키울 때는 계획보다 일찍 도축했다. 60일이 채 안 돼서 도축을 했는데, 갈수록 정이 들어서 더 키워서 잡을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입식을 하고 나서 이름을 붙이고 매일 들여다 봤더니 어느 순간 가축이라는 생각이 희미해지게 됐다. 본연의 목적은 잔반을 처리하고 사육장을 깨끗히 유지하면서 종국에는 고기를 얻는 것이었는데 이름을 부여하는 순간부터 계획은 무너졌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두번째 돼지는 이름 따위는 주지도 않았고 가축으로만 관찰했다. 아래 영상에 그런 관찰 내용이 들어있다. 이번에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여 지난 120일 동안 잔반을 다 처리하고 아주 훌륭한 고기를 남겼다.
먹는다는 것에 있어서 농업과 축산은 본질적으로 똑같다. 열심히 길러서 식량으로 삼는 것.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이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Pig on 02.Jul.2023 https://www.youtube.com/watch?v=zFKoWuBGTtc
Pig on 18.July.2023 (5s interval) https://www.youtube.com/watch?v=Z49Z1-BUZO8
PIG day 70 https://youtu.be/M2nH36az7eE
Pig day 95 https://youtu.be/CHi_U7mmWlE
Feed mango to pig https://youtu.be/cJE93CYqOiY
FINAL : Pig 120days https://youtu.be/p0x0LGEra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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