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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평균의 종말

by chongdowon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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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로즈, 평균의 종말, 21세기 북스, 2018, 구글전자도서

최배근 교수의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야마구치 슈의 뉴타입의 시대에서 말하는 인간형은 21세기 초연결시대에 적합한 인간형이다.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고 사회규범이 만들어 놓은 방식을 거부하며 제대에서 만들어 놓은 매뉴얼을 따르지 않는 인간형을 말한다. 20세기까지 뛰어난 인간형은 규칙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실적을 만들어 내고 주어진 매뉴얼을 완벽하게 따르는 사람을 일컫는다. 매뉴얼을 완벽히 따르게 되면 매뉴얼을 만들 수 있는 관리자형 인간이 되는데, 문제점은 조직내에서 아무리 매뉴얼을 습득하고 매뉴얼을 생성할 수 있더라도 해당 매뉴얼이 필요한 장소를 벗어나면 적응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평균의 종말은 이런 문제의 근본을 따져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IQ는 프랑스에서 학교 수업을 따를 수 있을지를 정하는 최소한의 척도로 만들어졌는데 어느 순간 우리사회 전반에 이를 지표로 평가를 한다. 또 학교 성적을 백분위로 나누고 다시 전국을 기준으로 줄을 세운 다음 대학교 진학을 결정하게 된다. 로스쿨 의전원은 다시 여기에서 선발된 사람들이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1등 중에 1등을 한 로스쿨생이나 의전원 졸업생이 가장 우수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 사회는 이 사람들만으로 운영과 유지가 될 것인가. 물론 아니다. 평균의 함정이 여기에 있다. 생물학을 잘하거나 의료행위를 잘하거나 혹은 그러한 일에 유능하고 재능있는 사람이 우수한 의사가 된다. 거기에 더해 의료진으로써 도덕심이나 책임감이 더해지면 더 훌륭한 의사가 될 것이다. 성적은 우수하고 기술적으로 훌륭한 의사일지라도 도덕성이 결여되어 살인을 저지르면 과연 우리사회에 필요한 인간일까.

산업화시대를 겪으면서 평균에 집착하게 되었는데 생산성을 과도하게 쫓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평균을 정하고 이 이상을 실적을 항상 얻도록 강요하는 것이 실재로 생산성을 높이지도 못했다. 서두에 설명한 것처럼 초연결의 시대에서는 오히려 불필요한 인간형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유형화와 계층화가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하고 마땅한 일처럼 여겨지게 되면서 우리는 그런 판단이 어떠한 경우든 예외없이 판단을 받는 사람의 개개인성을 묵살하고 있다는 사실마저 더 이상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교에서는 전공필수, 전공선택, 교양과목이 나뉘어져 있고 어떤 전공을 들으면 앞으로 앞으로 진로를 어떻게 가져갈지 커리큘럼이 나와있다. 그런데 어떤 교양을 들으면 사회에서 도움이 되는지는 안내가 잘 없다. 그런데 나는 동기들과 똑같이 4년간 전공을 배우고 졸업했는데 어떤 동기는 연구직으로 가기도 하지만 어떤 동기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을 갖기도 했다. 또 전공에 준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어떨 때에는 교양수업에서 배운 내용이나 고등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왜냐면 내가 농업을 전공했지만 농사만 짓는 것도 아니고 일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처럼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반면 농업이라는 학문은 기술적으로는 식물학의 확장판이지만 현장에서 농업을 할 때는 인류문화역사를 이해하면 좀 더 접근이 쉬울 때가 많다. 이럴 때 부차적인 지식이 도움된다.

다시 말하면 대학교에서 학점이 아무리 높았더라도 현실에서 어떤 능력치를 보이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책의 설명과는 달리 BMI를 예를 들어보자. 키가 180cm이고 체중이 80kg인 모든 사람은 남녀노소를 떠나 모두 같은 BMI를 가진다. 하지만 같은 키라고 할지라도 팔의 길이 발의 길이가 다를 수 있고 체지방률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BMI를 가지고 똑같은 옷을 제시할 수 없다. 이게 평균의 함정이다. 아주 많은 개개인의 수치를 모아서 평균을 내고 나서 사람을 거기에 끼워 맞출 수는 없다. 단편적인 항목인 발 길이만 보자. 이런 경우에는 아주 편협하게 적용가능하다. 270~280mm의 발 크기를 사진 사람이 전체 분포의 90%라면 신발가게에서는 해당하는 재고를 많이 가져가는게 유리하다. 하지만 90% 외의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장이 100개라면 똑같이 90%의 재고를 확보했을 경우 10%의 다른 발 크기를 가진 사람이 100개 중 1개 매장에만 방문할 경우 그 매장은 10%에 해당하는 발 크기의 손님은 100%가 된다. (계산 맞나?)

책은 약 300페이지로 길지 않고 설명이 간단하다. 결국 평균에 맞춘 교육제도, 산업현장에서 평균을 중시하는 것이 이제는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 교육에서는 개개인에 맞춘 속도, 깊이별 수업방식이 필요하다. 물론 평가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커리큘럼으로 볼 때 순서를 바꿀 필요도 있다.

산업에서는 구글, MS, 코스트코처럼 이미 현장에서 보여주는 인재채용방식이나 업무부여방식을 볼 때 평균이 아닌 개인맞춤형이 필요한 시대이다. 인간은 MBTI처럼 몇가지 단순한 방식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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