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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 기후변환

배울수록 이해가 안되는 현장과 이론

by chongdowon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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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21 02:03 
농업분야의 이야기다. 물론 다른 분야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 혹은 내가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듯 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농업을 하게 된 이유는 첫번째로 생각하던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심취해 있었지만, 결국에는 평범한 능력이라 생각해서 포기했다. 그 다음 생각한 것이 농업이며,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고 특히 이론을 통해 현장 즉 농민들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했다.
학문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업무를 하게 된지 수년이 지났다. 국내에서 해외에서 겪는 어려움은 내가 왜 처음 농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결코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변함이 없다.
 
국내에서의 문제는 여러번 언급했었고, 어쩔 수 없는 정치와 현장의 간극을 십분이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그 간극을 좁히지 못했을 때 누가 손해보느냐 하는 것이다. 세금을 내는 국민, 국민이면서 그 세금의 지원을 받는 많은 농민이 그 피해자가 된다.
 
해외에서 원조사업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농업 분야에서 새삼 괴리를 느낀다.
극단적인 설명을 하자면, 돈을 벌기 위해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인근 국가를 포함하여 다년간 조사했을 때 안되는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단순히 안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와는 상황이 달라 전혀 다른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세금으로 원조를 하기 위해 연구하는 연구자는 이 방법론에서부터 다른 전제를 깔고 있다.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직접적인 사례 언급은 곤란하지만 예를 들자면, 농업사(역사)에서 쉽게 다루는 문제 중 하나이다. 왜 벼농사에서 모내기를 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발달 보급하게 된 계기와 포기하게 된 계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답은 이렇다. 적은 면적에 노동력이 풍부하고, 관개가 가능할 경우 수량성 확보와 파종 시기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입되었다. 반대로 인력이 부족하거나 직파기술과 관개수로가 보급될 경우 직파로 전환되는게 상식!이다.
 
비슷한 문제에 대해 이견이 있어 문의를 했고, 지금도 답변서를 다시 읽고 이 글을 쓰는데, 과연 농업, 농사 아니면 모내기를 왜 해야(하는지) 알기는 할까? 하다못해 조선시대 모내기를 왜 금지한 적이 있었는지 알기는 할까하고 단 하나의 주제로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이런 분들의 연구조차 세금으로 이루어지고 후속사업으로 또 많은 세금이 투자된다. 그리고 우리(한국민)이 듣는 얘기는 왜 맞지도 않는 방법을 알려줬는가 그뿐일것이다.
 
만약 내가 공부를 더하고 나이가 더 먹으면 이해할 수 있게 될까?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않고, 아닌 것도 맞다고 말할 수 있는게 많이 배우고 노련해진 지식가, 학자가 할 도리인가 한번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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