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애쓰모글로, 제임스A.로빈슨 저, 장경덕 역, 시공사, 2020.9.15
노벨상을 받게 한 세 권의 책 중 마지막이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국가체제의 유지에 관한 이야기다. 결론은 아주 명확하고 간략한데, 이걸 이렇게나 길게 써야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수히 많은 사례를 들었지만 이야기거리로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이미 어느 일정한 상태에 도달한 국가가 완전히 역방향으로 진행하는건 21세기에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든다. 교육의 부재, 정보전달의 한계가 문제였다면 이제는 쉽고 빠르게 정보가 전달되면서 안팎에서 오류를 보정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가의 흥망성쇠에 관해서는 제러드 다이아몬드 보다 설득력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례들이 유럽과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어서 공감이 안되는 부분도 많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내용도 많다. 동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은 다른 흐름이지만 산업화를 이뤄냈다. 물론 태국과 베트남의 경우 민주정치와는 거리가 멀고, 인도네시아의 독재는 문제가 많아서 과연 이 책에서 주장하는 좁은회랑으로 넘어갈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1처년전 역사를 언급하는 것 보다 지금 펼쳐지는 세계정치사를 다루는 것이 주장에 설득력을 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홉스가 말한 국가를 상징하는 리바이어던은 4가지 상태가 있는데, 부재 /독재 /종이/ 족쇄 찬 리바이어던으로 나뉜다. 우리의 지향점은 족쇄 찬 리바이어던으로 권력과 자유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고 이 곳에 도달하기에 매우 어렵기 때문에 좁은 회랑이라고 말한다.
뒷쪽에 있는 내용이지만 우리나라 상황에 관한 글을 발췌해 본다. "산업화 과정에서 이미 노동조합이 조직화된 상황에서 이런 발전이 이뤄졌다. 농업이나 자연자원에 의존하는 경제보다 산업화하는 경제에서 그와 같은 억압이 훨씬 더 파괴적이고 희생이 크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경우 경제가 세계화되면서 제조업에 대한 전문화가 촉진됐으며, 이는 회랑의 폭을 넓혀주고 이 나라를 회안 안으로 이끌어 줬다. 그러나 경제적 전문화의 효과는 결정적으로 국가와 사회 사이에 존재하는 균형에 달려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발전을 위해 혹은 더 장기간의 독재를 위해서 많은 사례 연구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위에서 발췌한 구절만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다양한 단계들을 거치고 좁은 회랑으로 들어왔다. 물론 정치세력은 양극화되고 보수파가 득세하면서 정치적인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국가권력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독재와 그에 맞서 싸운 경험으로 적절한 균형을 이룰 줄 안다.
매 저서마다 미국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지금 이 시점에 과연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고 세계 정세를 이렇게나 흐트러뜨리고 있는데 올바르게 돌아가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물론 만나디와 같은 인물이 하나의 빛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은 될 수 없고 진보세력의 작은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까싶다. 무기를 앞세운 정복의 역사와 함께 2차 세계대전 이후 패권주의로 연명했지만 이제는 중국이라는 양강구도에서 그 한계가 명확해 보이기 때문이다.

익숙한 동아시아에서 사례를 찾아보면 독재적 리바이어던은 중국,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로 볼 수 있다. 부재하는 리바이어던은 미얀마로 보인다. 물론 태국은 점차 부재쪽으로 가는게 보인다. 중국과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를 고집하면서 족쇄 찬 리바이어던으로 가는데는 무리가 있겠다. 베트남은 중국과 매우 비슷한 모습으로 가고 있는데, 개방 후 산업화, 국가 통제의 강화 그리고 통제를 위한 국가주도 발전 등이다. 태국은 한 때는 발전하는 듯 보였으나 반복되는 군부의 독재와 쿠데타로 부재하는 리바이어던이 되어 가고 있지 않을까? 힘의 균형이 필요하지만 시민사회와 정치는 완전히 따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힘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시민사회의 노력도 필요한데 과연 이제 체제에서 인정하지 않는 노력을 국가에서 인정해 줄 수 있을까? 혹은 얼마나 많은 피를 댓가로 균형있는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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