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은 인간만 가진 능력이다.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내일에 대한 불안감이 있고 미신과 종교의 의지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고 예측하기 시작했다. 농경이 시작된 계기도 수렵채집으로는 부족한 식량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농사의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서 도구를 사용하고 가축을 이용하게 되면서 노동력의 활용은 비약적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날씨라는 변수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집권세력은 온갖 미신, 주술을 동원하여 비가 내리게 하거나 멎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인간의 특성과 높은 농업생산성에 대한 요구에 따라 기상을 관측하여 농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었다. 연중 비가 오는 날, 비가 오는 양 그리고 해가 뜨는 시간과 지는 시간 또 낮의 길이를 정확하게 기록하면서 매년 쌓인 과학적 기상자료는 기후자료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이제 모내기철이 거의 끝나간다. 모내기가 끝남과 동시에 여름 장마가 시작되어 많은 물이 필요한 논에서는 큰 수고를 덜고 논에 물대기를 할 수 있다. 또 낮의 시간이 길고 해가 강한 날이 지속되면서 이제 막 뿌리 내린 벼는 급속하게 생장하게 된다. 가을이 되어 해가 짧아지고 밤낮의 기온차가 커지게 되면 밤동안 식물의 호흡은 줄어들고 벼는 익기 시작한다.
캄보디아도 비와 높은 온도를 필요로 하는 많은 작물들의 파종시기는 5~6월이다. 우리나라와 큰 차이없이 기본적인 농업방식은 비슷하다.
축경을 시작한 중세에서부터 농업혁명이 일어난 현대까지 농업방식은 지역을 불문하고 비슷하게 적용되었다. 달라진 것은 호미와 삽 그리고 소와 말 대신 경운기와 트랙터를 사용하고 퇴비에서 화학비료를 사용하게 되었다. 폭우가 오거나 가뭄이 들었을 때 하늘만 바라보던 시기에서 우물을 파고 저수지를 만들어 관수를 하거나 이른 장마나 늦은 장마를 예측하여 파종시기를 조절하게 되었다. 이 모든 노력의 결과로 인구 80억을 먹여 살리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금까지 일상이었던 기후가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유례없이 긴 장마가 온다는 예보가 있고 캄보디아는 우기에 짧은 건기가 동반된다고 한다. 인간의 노력이 기상예보를 만들고 잘 사용했지만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으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도 가져오게 된 것이다.
다시 이런 문제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기후변화에 대한 갖가지 대응전략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농업보조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특이하게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사용하는 각종 사업에 대해서 불필요하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집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탑다운 방식으로 사용되는 대규모 보조금사업 보다는 농어민기본소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보조금 기반의 유통, 가공, 농기계지원 사업 등은 성패에 따라 지속성이 달라질 수 있고 수혜자가 특정 개인과 단체에 국한될 수 있으며 큰 성공을 기반으로 낙수효과를 노리는 경향이 있다. 이미 낙수효과라는 개념은 경제학에서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론이다. 오히려 소액기반이더라도 절대 다수에 균등하게 지원되는 기본소득이 지금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지 모른다.
기본소득이야 말고 더이상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처해진 농어민들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쉽고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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