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또 느껴서 다시 써 본다.
책임감은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 주인의식은 어떤 일이든 자기 일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이끌어가는 마음가짐을 뜻한다라고 각각 아래의 링크에서 설명하고 있다.
https://ko.wiktionary.org/wiki/%EC%B1%85%EC%9E%84%EA%B0%90
http://www.kimjonghoon.com/sotong/plat_view.asp?seq=1331&id=113
책임감이나 주인의식을 강요받던 시절이 있었다. 결국 돈에서 나온다. 제한된 시간 내에 고용인이 원하는 업무를 정해진 비용을 넘지 않게 일을 마무리하거나 그것이 지나칠 때 그만큼을 피고용인이 감내하는 것이 산업화시대에 노동자들이 강요받던 일상다반사였다. 한국의 발전상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니고 유럽이나 미국의 산업화 시기에도 똑같이 시간이나 급여 뿐만 아니라 안전하지 못한 노동환경에서의 노동을 강요받던 것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농장에서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면 사람과 부딪치지 않는 일은 잘 처리한다. 작물을 심고 장비를 다루는 일은 곧잘 그대로 지시대로 이행한다. 하지만 마을주민들과 얼굴을 맞대야 하는 일은 꺼린다. 소가 들어와서 작물을 해치는 것을 막아내거나 이장에게 가서 항의를 하는 일이 생기면 뒤로 꽁무니를 내뺀다. 내가 직접 직원을 이끌고 가서 주민을 상대하는 일을 시키면 마지못해 앞에서 큰소리를 치지만, 돌아서면 피해버리기 일수다.
집에 문제가 있어서 수리 요청을 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 대답이 없어서 결국 쓴소리를 했더니 3개월이 지나서야 회신이 오고 수리를 하게 되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짧은 시간에 마무리를 하고 원래대로 복구되어 안정적으로 집을 사용하는 것인데, 관리직원들은 다르다.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 본인이 책임지거나 윗선에 보고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뭉갠다. 심각한 것은 내가 비용을 치르겠다고 해도 교체해야 하는 물품이 있으면 어디에선가 수급해와야 하는데 담당자가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급여 이상의 의무와 책임을 지어주지 않고 노동자도 그와 같은 생각이라면 적어도 해야할 일은 지정된 시간내에 마무리해야 하는게 맞다. 그 이상의 의무와 책임이 강요되면 고용인과 협의하에 업무를 조정해야 한다. 캄보디아의 급여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해서 절대적으로는 적은게 맞지만 노동의 질과 강도 그리고 결과물을 놓고 볼 때 주변국과 비교해서는 높은 편이다.
나도 노동자이면서 노동자를 관리하는 직급에 있기에 규정과 예산 내에서는 더 많은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막상 주는 만큼 돌아오는 결과가 없으면 장기근속한 직원이라도 중용할 수 없게 된다. 직원은 발전이 없고 회사는 추가 인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서로가 믿지 못하면 검수와 확인이라는 업무상 새로운 절차가 추가되고 비용으로 결과가 나타난다.
정해진 선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것이 책임감이다. 책임감을 결과로 신뢰가 쌓이면 개인과 개인도 발전하지만 사회도 발전할 수 있을텐데, 여전히 눈 가리고 아웅만 할 줄 아는 캄보디아인들이 태반이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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