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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5 22:53:41
제목은 거창하게 관료주의라고 했지만 실은 캄보디아의 많은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오늘 코트라 프놈펜 무역관은 하반기기업상담회를 열어서 관세와 국내세금에 대한 토론과 질의응답이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였다. 2부는 관세와 세금을 각각의 회의장에서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관세 관련 세션에 참석한 나는 몇가지 궁금한 것들이 있었는데, 결국 궁금증은 풀지 못했다. 우리 기업이 질문한 몇가지 중에 1) 수출품이 반품될 경우 세금과 기간 2) 면세조항으로 설치된 시설물의 국내판매(비면세)시 세금 계산법 3) 시하눅빌항구의 창고 무료 사용기간에 비해서 캄보디아는 휴일이 많다 등이었다. 캄보디아 관세청 담당 직원의 답변이 참으로 답답했는데, 결국 그의 답변은 1) 이런 문제를 이야기 하는 포럼에 나오라 2) 한국 대사관이 직접 요청하는 것이 해결하기 빠르다 3) 한국처럼 좋은 전산행정시슽템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로 정리된다. 물론 답변 중 긍정적인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식의 답변이 관료주의처럼 보이기도 하고, 캄보디아에서 자주 겪는 일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공무원들과 상대할 때 이런 답답함이 더 많이 느껴지기는 하겠지만, 일반적인 상점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쉽게 겪는다. 아니 당장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도 겪고 있다. 필요한 컴퓨터 부품이 필요해서 근처에 컴퓨터 가게가 있냐는 질문에 확인도 없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로부터 불과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점심 먹으러 나간 길에 나는 컴퓨터 가게를 찾았다. 많은 상점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는데, 물건을 찾고자 하면 종업원은 대뜸 확인도 없이 없다고 한다. 이런 경우 진짜 없을 수도 있지만 찾아보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주인의식이나 적극성이 없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대부분 이런 경우에 월급이 적기 때문에 일을 적게 한다고 말하는데, 캄보디아는 동일 노동효과에 비해서는 주변국에 비해서 많이 번다고 생각된다. 반면 더 돈을 준다고 해서 일을 더 잘하지도 않는다. 물론 앞서 말한 공무원의 경우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고 있겠지만 본인의 업무가 우리에게 충실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참 쉽지 않은데, 내 결론은 이렇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직접 하지 않아도 해결되는 일은 언젠가 누군가는 해결하기 때문에 방관해버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태도 때문인지 사무능력이나 기술력이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회사에서 새로운 직원에게 급여통장을 만들라고 한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만들지 않고 있다. 어찌보면 독촉하지 않고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관리자의 문제일수도 있고, 통장으로 돈을 받는 시스템을 모르는 직원의 안일함일수도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이런 비슷한 문제들이 쉽게 눈에 띄는데, 여전히 자유경제주의를 표방하지만 그 일부만 극도로 열심히 일해서 그 혜택을 얻는 것 같다. 물론 돈이 많은 것이 행복한 삶도 아니고, 누구나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은 쌓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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