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을 전공하고 농업이나 농촌 분야 컨설팅을 하다 보면 자주 겪는 일이다. 적어도 40대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농업에 종사중이다. 90년대 생 이후로는 드물겠지만 그 이전 시대는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거나, 본인이 어릴 때 경험했거나, 본인이 주말 농장 혹은 부모님 종사를 틈날 때 마다 돕는 경우다. 또 최근에는 이른 은퇴를 귀농귀촌으로 하는 분들이 있어서 이런 분들은 젊은 자녀들이 간접적으로 농사를 경험하고 있다. 물론 통계적으로는 모두 농업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농업인은 임대한 땅이나 자신의 땅에서 직접 경작을 해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스무살에 농대에 입학해서 줄곧 농업이나 농촌개발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부모님도 전업농이셨다. 기억력이 나빠서 어릴 적 기억이 많지는 않지만 처음 경운기를 몰았던 날, 처음 트랙터를 샀던 날 그리고 동생이 경운기를 몰다 크게 사고날 뻔 했던 기억이 떠 올라 이 글을 쓰고 있다.
8살 때 논에서 써래질을 마치고업을 전공하고 농업이나 농촌 분야 컨설팅을 하다 보면 자주 겪는 일이다. 적어도 40대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농업에 종사중이다. 90년대 생 이후로는 드물겠지만 그 이전 시대는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거나, 본인이 어릴 때 경험했거나, 본인이 주말 농장 혹은 부모님 종사를 틈날 때 마다 돕는 경우다. 또 최근에는 이른 은퇴를 귀농귀촌으로 하는 분들이 있어서 이런 분들은 젊은 자녀들이 간접적으로 농사를 경험하고 있다. 물론 통계적으로는 모두 농업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농업인은 임대한 땅이나 자신의 땅에서 직접 경작을 해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스무살에 농대에 입학해서 줄곧 농업이나 농촌개발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부모님도 전업농이셨다. 기억력이 나빠서 어릴 적 기억이 많지는 않지만 처음 경운기를 몰았던 날, 처음 트랙터를 샀던 날 그리고 동생이 경운기를 몰다 크게 사고날 뻔 했던 기억이 떠 올라 이 글을 쓰고 있다.
8살 때 논에서 써레질을 마치고 다음 논으로 넘어갈 때 아버지께 우겨서 내가 몰고 갔는데, 논둑에서 무게 중심을 잃었다. 경운기를 몰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트레일러를 떼고 두발로만 이동할 때는 엔진이 무거워서 자연스럽게 앞쪽으로 기울러진다. 뒤에 달린 작업기와 운전자의 체중으로 중심을 맞추는데, 턱을 넘어가면서 무게 중심을 잃게 된 것이다. 체중이 얼마 안되던 꼬맹이었던지라 경운기는 논으로 쳐 박히고 나는 손을 놓치게 되었다. 어차피 이미 뻘이 된 논 바닥이라서 다칠 일도 기계가 상할 일도 없었고 뒤에서 보시던 아버지가 제자리를 잡아 주셨다.
동생은 훨씬 더 큰 이후에 아마 고등학생 정도였을 것이다. 주말에 일손을 돕느라 경운기를 몰고 가다가 내리막길에서 운전을 잘 못해서 논구덩이에 쳐 박았다. 경험 부족이기는 하지만 자주 생기는 안전사고이기도 하다. 아마 내 기억에 동생은 그 이후로 경운기를 한번도 몰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먹거리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사실은 거기에 대해서 공부하지 않는다. 정말 깨알같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에는 상세하게 성분 표시가 되어 있다. 그것만 보고는 100% 판단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기준이 된다. TV나 인터넷에 나온 이야기를 100% 신뢰하면서 먹을 것들을 선택한다. 어떤 당을 먹어야 하고, 어떤 바이오매스를 태워야 하는지 대중매체에서 나온 정보만을 신뢰한다. 스스로 자료를 찾아서 비교하고 비판적 시각으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식품을 생산하는 농업분야에 들어오면 가관이다. 오히려 앞에서 말한 농업과 관련이 단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 얘기하기 편하다. 잘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르기 때문에 한 문장 한 문장 물어보고 확인한다. 반면 조금이라도 농업에 관련되어 있어서 스스로 "반쯤 농부"라고 하는 사람들은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들을 꺼낸다. 고추 만 평이나 수박 오천 평 농사. 이런 이야기들을 아무 생각없이 꺼낸다. 그럴 때 마나 나는 물어본다. 직접 호미 들고 얼마나 해 봤는지, 아니면 트랙터 운전은 할 줄 아는지. 웃기게도 호미로 농사짓는 일은 많아봐야 100평 일 것이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트랙터 운전은 하는 사람을 보질 못했다.
어느 분야마다 일정 수준이상의 전문성을 갖추게 되면 타분야에서는 이해하기 복잡한 지점들이 있다. 우리가 상추를 매일 먹고 텃밭에 한두번 가 봤다고 상추농업과 유통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얕은 경험을 바탕으로 편견에 휩싸여 봐야할 것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물론 나도 농업을 다른 분야 전문가에게 설명할 때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가끔은 어려운 말로 가끔은 쉬운 말로 설명을 하고 수차례 반복한다. 나 역시 반복되는 언어의 반복으로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내 머리에서 나와 말과 글로 전달해지는 내용이 교과서처럼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농산물을 소비한다는 측면에서 소득적인 농업인이 맞을 수 있지만, 농업이나 농산물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하고, 특히 관련된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특히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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