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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 기후변환

캄보디아 농업은 수평적으로 성장할까 수직적으로 성장할까?

by chongdowon 2025. 2. 28.

캄보디아 농업은 수평적으로 성장할까 수직적으로 성장할까? 어제 스마트농장 관련 글에서 캄보디아 농지의 한계를 조금 얘기했는데, 세계 어디에도 발생하는 똑같은 문제다. 인간사회는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으로 산업이 발달하고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농업과 제조업을 국외에서 아웃소싱한다. 국내산업에서는 서비스업의 총생산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지금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고 있는 분야가 이 지점이다. 아웃소싱으로 일거리가 부족해지고 고용지표가 나빠지면서 리쇼어링을 실시하지만, 1차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고, 노동의 질이 나쁘며 국내 인건비가 너무 높아서 리쇼어링을 하더라도 매력적인 일자리는 없다.

아웃소싱을 하면서 식량의 생산기지가 된 국가들은 가공되지 않은 농산물은 많이 공급해야 하므로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하고, 더 많은 투입 즉 비료, 대형농기계를 사용하게 된다. 토양은 나빠지고 농업종사자는 자가농에서 밀려나고 임금농이 된다. 헨리조지의 '사회문제의 경제학'에서도 비판하고 있는데, 자본에 의해 독점된 토지로 인해 노동자는 최저임금의 현실에 빠지게 된다. 풍차와 수차가 보급되면서 임금은 고정되고 더 많은 시간의 노동에 휘둘린 것도 마찬가지다. 자본가는 더 많은 투자를 통해 노동자를 핍박한다. 산업혁명기에 사회주의가 발달한 계기이다. 물론 공산사회를 표방했던 이 정치체제는 경자유전을 넘어서 토지의 공동사유화를 통해서 생산성을 극단적으로 떨어지게 만들고 결국 실패했다. 인간의 노동에 대한 동기는 생존을 넘어서면 부의 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 캄보디아는 어떤 모습인가. 역사의 흐름과 놀랍도록 똑같다. 농가당 농지면적은 지역마다 다르긴 2-10ha이다. 물론 농지 면적과는 상관없이 호당 농가수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농지가 비싼 지역에서는 작은 면적에서 고부가가치를 농지가 싼 곳에서는 벼, 카사바 등 안정적인 농작물을 재배한다. 개별 농가의 경제상황, 사회적 문제, 기상이슈 등으로 농업에 실패하면 생존에도 실패하고 이들 농가들은 농지를 매각하고 임금농이 된다. 100만ha가 넘는 농업ELC가 이를 일부 반증한다.

캄보디아의 플랜테이션 농업이 성장하면서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다 보니 이제는 국내 가공산업을 장려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태국, 베트남으로 카사바, 벼, 옥수수, 고무 등 농산물 원자재가 수출되고 가공된 뒤에 다시 캄보디아로 수입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하지만 이제 국내에서 원물생산량이 충분히 확보되면서 가공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정미소는 이미 국내외 자본이 많이 투자되어 연간 60만 톤의 정곡을 수출하고 있다. 캐슈넛도 90%의 원물이 베트남으로 수출되었지만 앞으로 5년 이내에는 대부분의 국내 생산 캐슈넛을 가공할 수 있는 공장들을 지금 건설중이다. 
농산물 부가가치의 극대화는 가치사슬에서 전후방 산업이 모두 한 곳에 있을 때 가능한데, 벼 재배, 도정, 부산물 공정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거기에 저품위 혹은 잉여 쌀을 과자, 면, 술 등으로 가공하는 2차 가공이 들어와야 부가가치가 온전히 국내에서 창출되고 농민에 돌아간다. 물론 앞서 말한것처럼 이 과정에서 자본 중심의 의사결정구조가 강해지면 농민들이 설 자리는 없어진다.

다시 처음으로 이야기를 돌아가서 인구밀도가 낮고 농지는 많은데 수평적 확장이 가능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 나는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술진보와 함께 높아지는 생산성이라는 열매의 수혜자는 농민이 아니고 자본가이다. 캄보디아에 무수히 많은 중국 자본의 바나나 농장들이 진출했지만, 지역주민은 땅을 뺏기고, 임금농이 되었지만 노동착취로 자작농일 때 보다 비참한 삶을 살게 되었다. 국가 주도로 임금농의 지위를 보장해 주어야 하지만 캄보디아 노동법에는 봉제산업 노동자만 유리하게 되어있고, 그 외 사업장들은 여전히 노동자에게 불리한 점이 많다. 

우리가 꿈꾸는 미국, 호주와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없다. 이들 국가는 개척기에 자원은 부족하고 땅만 많았기 때문에 인구당 농지면적을 많이 가져갔다. 물론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동안 사용하지 못했던 지하자원을 지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보너스에 가깝다. 유럽은 가난한 유럽국가와 부자 유럽국가가 극명하게 나뉜다. 부자국가의 농업 종사 노동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국가 이주 노동자이거나 난민들이다. 우리가 환상을 갖고 보는 저렴한 농산물을 유지할 수 있는 한 측면이다. 
동남아시아 개도국들은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는 중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해외자본을 유치해서 소싱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하지만 결국 남은 것은 낮은 인건비일 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당연히 자본의 지역사회 환원이다. 수출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서 노동자에게 수익이 공유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노동자에서 숙련노동자까지 재교육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사회공헌의 법적 기틀이 필요하다. 착취형으로 농산물을 생산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되돌아 갈 수 있도록 포용적제도를 국가단위에서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