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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 기후변환

왜 농민들은 스스로 패자이길 원하는가

by chongdowon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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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4 00:13 
농민이 문제인지 이를 악용하는 조직 또는 조직 구성원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분명 내가 처음 농업을 공부하고 농업관련된 일을 할 때는 조직의 문제보다는 농민 개개인의 문제 또는 어려움을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농민들의 어려움과 문제는 여전하겠지만, 이를 악용하는 조직이나 조직 구성원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잘 되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많지만, 적지만 잘 안되고 있는 점도 분명이 있기에 오늘밤 잠이 안오고 생각하게 된다.
 
1. 농정과 농민
정책이 항상 바르지는 않지만 농민도 마찬가지이다. 올바른 정책이더라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악용하는 농민이 있다. 특히 보조금 사업. 물론 직접 보조금 또는 보조금 제도를 활용하는 많은 사업들 역시 농민들이 악용할 수 있는 제도적 맹점이 있는 것도 문제이긴 하다. 이는 농민 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이나 기업에서도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2. 농협과 농민
농정과 마찬가지로 과연 주체가 어디이며, 농협은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지 생각해 볼 부분이다. 농협이라는 조직은 법적으로, 또는 설립 기조는 농민을 위해서 생겼다고 하지만 실제의 운영은 농협이라는 조직 자체를 운영하기 위한 수익창출을 시도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한국 농업협동조합을 말한다.) 농협조직이 이제는 개편되어 협동조합이 중앙회가 되고, 기존의 경제사업부 등은 다시 계열사로 분리되었다. 이런 변화 조차도 그간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이 되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3. 농민과 농민
많은 고민이을 하게 되는데 과연 농민(농업인)은 본인들을 위해서 활동을 하는지 의문이다. 농정과 농협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듯 농민은 대의를 생각하지 않는가? 대의를 생각하는 농민은 얼마나 되는가? 과연 젊은 농민들은 모두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을까?
 
오늘의 일화를 얘기하고 싶다.
모 지역에 있는 농협수리센터에서 부친의 농기계를 수리했다. 수리된 부분과 비용에 대해 질의를 했으나 돌아온 것은 욕설 뿐이었다. 아마도 나를 평소 상대하던 힘없고 무시해도 되는 농민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일부러 조합장을 만났을 때 짧게 내 전공배경을 말해 버렸다. 물론 별 것 없지만, 밑바닥부터 농업인이라는 생각을 하면 좀 더 깊이 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연히 조합장을 만나게 되어 민원을 제기하고 3자대면을 하였으나, 결국 내가 얻은 것은 욕설에 대한 본인의 인정과 수리견적은 추후 통보 두가지 뿐이다.
 
문제는 농민(부친), 수리기사, 조합장 모두에게 있다.
조합장은 개인이자 단체의 책임자로서 이와 같은 문제 또는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했었다. 아주 간단하게 체크카드(농협은행에서 그렇게 열심히 영업을 하고 있는 그것 말이다.)를 사용하게 하거나,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 시키면 될 일이다. 이 부분에서 농민들은 현금거래가 빈번하며 소득공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간과했다. 특히 농업용 면세유의 탈세문제로 최근 면세유 구입은 카드 또는 구입권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듯 하다.
 
수리기사는 아주 간단 명료하게 어떤 부분이 수리되었고 (예상)비용은 얼마인지 명확한 말로 설명한 하면 될 것이다. 자동차 수리점에서 흔하게 사기치는 방법이 1. 수리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청구, 2. 과다청구 3. 부속품 재활용 또는 재생부품 사용 후 새부품 가격 청구 등이다. 이런 오해를 사지 않도록 스스로 명확히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농민...경우에 따라 다를 수가 있으리가 믿는다. 특히 최근 만난 한 농민은 분명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 주셨다. 
농민이 오히려 이런 부분의 발전을 저해시키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이런 문제를 상대하는 농민이 잘 판단해서 합리적인 의심을 통해 문제제기를 진작에 했다면 제3자가 봤을 때 오해할 만한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바로 잡으려고 하는 순간 이 문제를 덮어두고, 오히려 이 문제제기를 통해 개인의 손해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과연 이 농민이 지금까지 해 온 것과는 달리 앞으로 다음 세대 이 지역의 다른 농민과 농업인 관련 조직에 어떤 잇점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지 않을 수 없다.
 
다들 그런 식으로 한다는 말,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라는 말,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는 말, 왜 설치냐는 말, 추가로 어린 놈이 뭘 알아라는 말.
 
이런 종류의 말을 내뱉고 듣고 흘리는 행위 자체가 이 사회와 국가를 좀먹게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농업현실, 농민들, 농업관련 각종 조직과 단체들. 과연 내가 나중에 여기서 농업(이나 그 관련된 일)을 해야할까. 이렇게까지는 천대받고 무시 당하는 이 농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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