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 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저, 김승욱 역, 2024년 12월 · 알에이치코리아(RHK) (구글전자책)
글이 어려운지 내용이 어려운지 모르겠는데 책이 참 읽히지 않는다. 다 읽고 나서 정리해 보니까 엄청 복잡한 내용은 아닌데 아무래도 번역분이 조금 어렵게 읽히는 것 같다. 짧은 책 치고는 읽는데 오래 걸렸다.
뇌과학 책을 최근 집중해서 읽는 이유는 두가지다. 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것, 20대 부터 스스로 고민했던 자아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동양고전과 프로이트 저서를 여럿 읽었지만 결국 그것들이 나의 행동을 고쳐주지는 못했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성인들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순간 맞다는 생각은 들지만 현실에서 화를 다스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그 때 읽었던 책들은 나이가 들면서 적당한 방어를 위한 핑계로 삼기 좋을 뿐이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프로이트의 저서 중에 맞는 것도 있지만, 꿈의 해석과 같은 저서는 폐기되어야 할 정도로 뇌과학이 발달한 지금은 전혀 맞지가 않다.
20대의 나를 보면 약간은 폭력이고 배타적이면서 취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기복이 있었는데, 30대에도 비슷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온전히 나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인간과 인간을 놓고 보면 유전자가 70%를 결정하지만 포유류를 놓고 보면 유전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지구의 유기물, 동물, 포유류, 영장류까지 내려오면 우리의 유전자는 크게 차이가 없다. 환경에 의해서 선택하거나 선택되어지는 부분들이 일상의 나를 결정한다.
이 책은 무의식에서 대부분 결정한 것들이 행동으로 나타나며, 이 행동을 판단함에 있어서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야 된다고 말한다. 물론 " 생물학적으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해서 범죄자의 죄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무의식이 우리의 행동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잘 이해하고 우울증이 수술에서 약물치료로 바뀐 것처럼,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삶의 방향을 가져가자는 이야기다.
시대에 따라서는 정신착란증 환자가 사제 역할을 하기도 했고, 한 때는 단순 범죄자로 여겨지기도 했다. 지금은 질환으로 인식하고 사회에서 격리 또는 치료를 한다. 우리가 뇌에 대해서 100% 알 수는 없겠지만 많이 알아갈수록 삶은 윤택해지고 사회의 보편적 타당한 판단 기준도 세워진다.
자기 성찰 과정이 중요한 이유도 이 맥락에서는 맞는 말이다. 스스로 무의식을 개선하려고 노력했지만 변화가 없다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현대사에서 많이 만난 미치광이 정치인들이 같은 문제를 겪고, 스스로 개선하지 못하고 국가와 국민을 망친 사례가 숱하고, 2025년 오늘 우리도 또 한번 당했다. " 사회가 문제없이 돌아가게 하려면, 지나친 공격성, 공감능력 부족, 충동조절능력 부족을 드러낸 범죄자들을 격리시켜야 한다." 이런 범죄자들을 정확하게 구분해 주는 것이 뇌과학이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면 나의 문제와 치매 걸린 아버지의 문제를 해결은 할 수 없겠지만 이해를 통해 나와 사회의 대처 방안을 제시해 주는게 뇌과학이 아닐까.
아래는 친구한테 전달하기 위해서 요약한 부분에서 다시 발췌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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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이 하는 일
우리는 뇌를 섬세하게 조종해서 미래에 할 행동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사실 의식이 완전히 무너져도 무의식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뇌의 회로는 우리 생존에 적합한 행동을 만들어 내도록 설계되었다는 것.
본능맹-우리의 행동의 엔진 역할을 하는 본능을 우리는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뇌에서 의식이 맡은 역할이 가장 미미하다는 점이다.
진화의 관점에서 감정 시스템은 오래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다른 생물들도 이 시스템을 많이 갖고 있다. 반면 이성 시스템은 비교적 최근에 발달했다.
고결한 사람이란 유혹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유혹에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이다.
기억이 하나 뿐이라는 믿음은 환상이다.
정신은 패턴을 찾으려 한다.
생각이 짧은 파벌쪽으로 전투의 향방이 기울게 만드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사람의 뇌는 유전자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의 환경에 영향을 받아 저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행동을 저지른 사람이 그 행동에 온전히 책임을 져야한다. 이렇게 인간을 실질적인 추론자로 보는 견해는 직관적이지만, 또한 깊은 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로서는 자유의지의 존재를 확실하게 설득해주는 주장이 없다.
뇌 회로에 대한 지식이 늘어갈수록, 우리의 답은 환자의 자제력과 의욕 부족을 탓하는 쪽에서 멀어져 생물학적인 세부사항 쪽으로 옮겨진다.
자기성찰 능력을 강화한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 건전한 결론에 이르지는 않을 테지만, 최소한 여러 신경 파벌의 토론에 귀를 기울일 기회는 생길 것이다.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지 않았다. 다양성이 진화의 엔진이다. 생물학적으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해서 범죄자의 죄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뇌과학은 사법 시스템을 향상시킬 뿐, 그 기능을 방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가 문제없이 돌아가게 하려면, 지나친 공격성, 공감능력 부족, 충동조절능력 부족을 드러낸 범죄자들을 격리시켜야 한다.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것 중 많은 부분은 우리가 평가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다.
뇌 는 정신이 있는 곳이라기 보다 정신의 허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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