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브룩스 엮음 · 마크 뷰캐넌 외 저자(글) , 뉴 사이언티스트 기획 , 김성훈 번역, 반니, 2017년 06월 30일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든 생각이기도 했고 다 읽고나서도 든 생각이긴 했지만, 굳이 이 책을 완독할 필요가 있었을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략하다. 자연계에는 패턴이 있지만 진화에는 뚜렷한 패턴이 없고 우연이 산물이다. 우주에서 지구가 생성되고 거기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인간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은 재현하기 어렵거나 불가능에 가까운 우연에 의한 것이다. 자연계 여러가지 불규칙한 현상에서 인간은 패턴을 찾아내지만 반드시 패턴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카오스이론에서 볼 수 있듯이 무한한 연산자원이 있으면 특정한 영역은 일정한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특정한 법칙을 보이는 현상들을 일상생활에 활용 가능하기도 하다.
진화적으로도 불확실성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혁신은 불확실에서 탄생한다. 기술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무작위로 행동하기 보다는 정보, 기기 등의 추천에 의존하게 되는데 결국 사람들의 시야가 좁아지는 필터버블에 갇힐 수 있게 된다. 법칙을 따르지 않을 때 대단한 발견이 생길 수 있으니 외부 정보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겠지만,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낯선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여러사람이 낯선 곳으로 함께 출장 간 이번 일정에서도 구글맵으로 정보를 얻기 어렵자 사람들은 같은 식당에서 반복해서 밥을 먹고 차와 통역이 없으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어차피 걸어서 30분 이내 거리인데 스스로 나가서 정보를 획득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주일을 머물렀지만 혼자 가거나 스스로 찾은 장소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이런 보수적인 경향은 위험을 줄이거나 분산시키기 위한 가장 안전한 전략은 맞지만, 시야가 좁아지는 한계는 분명히 생기게 된다. AI가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받게 되는 정보가 다양한 듯 보이지만, 프롬폼트를 쓰는 역량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정보도 달라지고 있다. 똑같이 사전지식이 많거나 진취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 도구로서 AI를 더 잘 활용하게 된 것이다.
우연이 설계한 결과물을 보면 우리도 기적이 아닌 우연에 운을 한번 맡기도 내질러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듯 하다.
-아래는 본문 발췌-
미국 생물속생설의 개척자 시드니 폭스는 호학이 호의적으로 작용해서 아미노산들이 생물학적 긴으을 갖기에 알맞은 적절한 조합으로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자연 속에는 생명을 촉진하는 물질이 만들어지게 하는 내재적 편향이 존재하는 셈이다. 생명 기원의 수수께끼는 본질적으로 컴퓨팅의 속성을 띠고 있다. 단순한 생명체에서 복잡한 생명체로 이어지는 필연적인 진화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생명으로 가득할지 모르나 그중에서 복잡한 세퐆가 등장한 행성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할 수 있다. 어쩌면 종분화는 그저 운명에 끼어든 우연한 사건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연선택이 진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식단의 변화가 그런 변화를 촉진했다기보다는 우리 선조들이 더 이상 무는 것을 공격의 한 형태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고 추정. 현대인류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녹발 성분이 풍부한 곡물이나 식물 뿌리에서 얻는다.
겉으로 보이는 우연의 일치가 실제로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평가하려면 표본공간의 크기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운이 좋은 사람들은 미래가 행운으로 가득하리라고 확신한다. 이런 기대감은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된다. 간단히 말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삶의 질을 지속적이고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행운이란 ㅂ우고 익히는 것이 가능한 기술이라는 것을 말이다.
양자적 존재들을 제외하면 실제에 무작위성 같은 것은 존배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겉으로는 무작위적으로 보이는 모든 효과는 자연이 진정으로 예측 불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무지, 혹은 세상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지식의 한계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무작위적인 것에서 패턴을 발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것들 대부분은 그냥 착시에 불과하다고 무시해도 상관없다. 결정론적 무작위성도 자유의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자연이 근본적으로 무작위적이라면 우리 행동의 결과 또한 완전히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 완전한 무작위성도 결정론만큼이나 나쁘다. 결정론적 계(deterministic system)란 미래의 상태가 일부 역학 법칙을 통해 그 이전의 상태에 의해 완벽하게 결정되는 계를 말한다. 하지만 결정론이 예측 가능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확도가 무한하다는 이상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안 좋은 시나리오가 불확실성으로 인해 더 강화되는 바로 그 메커니즘이 역으로 행복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오고 있다. 추천에 점점 더 의존하다 보면 결국 사람들은 시야가 좁아지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에 갇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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