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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 기후변환

기후변화와 식량은 비용으로 직결된다.

by chongdowon 2025. 4. 21.

1. 일본 레이와 쌀 소동

일본의 레이와 시대인 2024년 8월부터 지금까지 쌀이 부족하고 가격이 폭등한 현상을 말한다. 기후위기, 정책실패, 수요증가 등의 이유와 관세장벽, 자포니카 쌀 소비 등의 부가적인 문제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일본이 캄보디아에서 자포니카 벼 재배에 꾸준히 투자하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수급은 안정적이고 2025년 4월 대일무역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일본으로 쌀이 수출됐다.

(캄보디아의 자포니카 쌀 https://chongdowon.com/520)

우리나라와 일본은 특히 쌀에서 민감한데 벼농사 인구가 많고 이 농민들이 선거 때 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주식이 쌀이고 특히 양국이 자포니카 쌀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아마 인디카 쌀을 소비했거나 밥이 주식이 아니고 옥수수나 밀이 주식이었다면 문제는 좀 더 쉽게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백미를 선호하면서 쌀에서 버려지는 부분이 많은 것도 문제라고 본다. 밥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인 술을 제조할 때도 도정율을 높이기 때문에 버려지는 부분이 많아진다. 그래서 핵심은 기후변화와 정책이다.

2. 기후위기와 식량 문제

기상이변이 식량 생산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아직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기후변화와 농업생산 https://chongdowon.com/348) Rabobank의 Climate change cloud compromise European and US banana sourcing, 2025.03와 giz의 Summary of the desk study on the climate, nutrition, and social security nexus in Cambodia, 2023.11를 보면 선진국과 개도국이 직면하는 기후위기 시대의 식량문제에 대해 조금 이해할 수 있다.

1) 캄보디아도 기후위기에 취약한 국가지만 식량 문제는 조금 다르다. 주식이 쌀이면서 남아도는 쌀이 많아 100만 톤까지 수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열량을 채우기 위한 식량 공급에는 큰 제약이 없으나, 식단의 60%가 쌀에 치우쳐 있어, 과일 채소 동물성 식품 섭취가 권장량에 못 미친다. 특히 가임기 여성(15~49세), 만 2세 이하 영유아, 소규모 농민 등이 취약계층이다.

Summary of the desk study on the  climate, nutrition, and social security nexus  in Cambodia

 캄보디아의 농업은 기후위기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겪을 수 있다.

- 식량 생산: 쌀, 콩, 카사바, 캐슈넛 등 주요 작물의 수확량 감소와 품질 저하가 우려. 어업 및 양식업도 수온 상승, 수질 악화, 서식지 변화로 생산성 저하 예상

- 가축: 고온, 사료·물 부족, 질병 증가 등으로 생산성과 생존율 감소

- 영양 품질 저하: 대기 중 CO₂ 농도 상승으로 쌀 등 주식의 단백질·미량영양소 함량이 감소

- 식품 저장·가공: 고온·습도 증가로 저장 곡물의 부패·해충 피해 증가

- 사회적 영향: 기후재해로 인한 소득 감소, 식량 가격 상승, 취약계층의 영양불균형 심화

그래서 캄보디아 정부나 원조기구의 정책 방향은 텃밭 같은 소규모 생산시설 지원, 취약 계층의 영양공급(학교급식 등), 농작물 재해 보험 등이다.

2) 라틴아메리카의 기후위기와 미국, 유럽 바나나 부족

위에 언급한 것처럼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바나나 생산이 감소하거나 증가할 수 있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병해충의 발생은 증가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법에 더 투자를 해야하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다. 미국과 유럽은 일부 라틴아메리카에서만 바나나를 수급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로의 수입 확대가 필요하다. 또 많은 비용은 들겠지만 신품종 개발, 물관리 개선, 단작 제한 등 안정적인 생산에 지원할 필요가 있다. 

Climate change cloud compromise European and US banana sourcing

 

3. 무역과 식량 그리고 국내산업 보호

대항해시대 이후 국내 생산 부족이 반드시 기아로 연결된다고는 볼 수 없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정책적으로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디에서는 공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문제는 비용일 뿐이다.

미국과 유럽의 바나나 수급 전략에서 볼 수 있듯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판매자를 바꾸고 비용을 더 지불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캄보디아는 농산업 측면에서만 보면 비슷한 대응이 필요하다.  다양한 재배종 바나나를 국내에서 소비할 때와는 달리 캐번디시 품종을 대량으로 재배해서 대부분 중국으로만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더 취약해졌다. 재배 면적이 넓어지는 만큼 많은 국내 자원들이 바나나산업에 투입되면서, 바나나 재배가 위축되면 동시에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잃게 된다.

이런 얘기를 꾸준히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중국에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면서 농업분야에서도 많은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중국이 빵 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빵 공장을 캄보디아에 여는 것을 캄보디아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인데, 공급불량이나 가격상승 등의 불가항력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직격탄을 맞는 것은 농민과 농산업이다. 국내 농산업 보호를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