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가까이 농촌개발ODA에 참여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분야는 저소득층과 농림수산분야가 될수밖에 없기 때문에 농촌개발은 복합적으로 중요하다.
지금 일하는 지역 역시 농업이 주요산업이면서 베트남 내 최빈곤 지역이다. 농업가치사슬에 대한 연구가 현장에 도입되면서 단순히 재배와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것 보다는 이를 이용한 가공상품의 개발과 판매를 통한 부가가치의 지역 내 환원을 위한 많은 방안들이 적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는데, 가치사슬 내 각 단계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자기 분야 외 전후방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재배와 가공, 유통, 브랜드 개발, 수출, 성분분석 등 각 분야를 조금씩 경험했지만 당연히 세부적으로는 다른 분야를 알기가 어렵긴 하다. 하지만 적어도 재배생산과 가공 사이의 상관관계 정도는 이해하고, 실제 농민들의 노력이 어떤 결실까지 맺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난 몇주간 여러차례의 현장조사를 다녀왔는데 질문에 농민들이나 가내수공업자에 대한 이해가 보이지 않는다.
자신들의 일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돈이지 그 행위자체로 삶의 만족은 없다. 생산을 통해 수익을 얻고 그 수익으로 가족의 안녕이 보장된다면 그 결과물이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은 청년세대가 선택하여 귀농을 하지만 말 그대로 할 줄 아는게 없어서 농사를 짓는 세대들에게 농업이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는 농촌노동력의 인구유출과 직접 연결되는데, 임금논보다 도시노동자의 삶이 안정적이거나 쾌적하다기 보다는 더 높은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다뤄야 할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그 요소들이 농민들의 소득을 어떻게 올릴 수 있을지 혹은 그 과정을 설명하고 활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내가 할일은 설명하지 농민들이 해야할 일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몰이해의 사상누각에서 시작되는 프로젝트는 결과물의 방향도 엉뚱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생산-가공-유통으로 연결되는 것이지 생산만, 가공만, 유통만 잘 한다고 끝나게 되는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농촌이지 농업이 아니기 때문에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상호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수행이 필요하다.
조금 확장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농업위기 대응도 비슷한데, 농업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이해해야 가능하다. 단적으로 내가 있는 지역은 중국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많은 인구가 거주해야 한다. 그리고 베트남 소수부족의 90%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으로도 지역 내 주민들의 삶은 계승되어야 할 이유가 있다. 혹시 농업생산이 저조하더라도 이 지역 주민들의 삶을 온전히 보전하기 위해 일정 부분의 보조금이 투자되어야 하는 이유와 같다.
농업에서 시작되어 농촌개발까지 가지만 농업과 농촌이 같은 말은 아니다. 농촌을 유지하기 위해 농업도 유지되어야 하고 비로써 지역과 지역민 삶의 토대가 완성되기 때문에 전반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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