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발과 생각들

프놈펜 특별여행경고에 대한 단상

by chongdowon 2025. 10. 11.
728x90

캄보디아 은행 계좌 해지가 안돼서 은행상담원과 씨름 하느라 컴퓨터를 켠 김에 한 줄 끄적

2004년 9월에 처음 캄보디아에 처음 입국했다. 태국을 거쳐서 도착한 프놈펜 공항은 낯설고 냄새나고 불편했다. 1997년에 재수교를 하고 원조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입국했기 때문에 당연히 인프라는 별게 없었다. 단적으로 벙껭꽁 시내에 신호등이 3개 있었다. 재수교 이전부터 거주하던 교민들이 몇 분 계셨지만 일부 사업가를 제외하고는 선교사나 공적업무를 하시는 분들이었다. 당연히 위험한 지역으로 소매치기 등의 강도는 흔했다. 숙소에서 랜선을 끌어 당겨 노트북을 훔쳐가는 사례, 호텔 금고에서 돈을 빼 가는 사례, 숙소에 먹거리나 화장품을 가져가는 사례 등은 직간접적으로 겪은 일이다. 

반면 지방에서 거주하고 지방을 여행할 때는 큰 문제는 없었다. 폴폿정권이 끝난지 불과 20여 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만났던 기성세대들은 밤에 다니는 것을 주의했다. 다만 또래의 젊은 남자들은 밤 늦게까지도 술마시며 놀기도 했다. 물론 그 시간이 9시는 넘기지 않았다. 어차피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건사고는 강도나 교통사고 가끔 공공인프라의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2012년에 다시 입국했는데 도시는 발전하고 매년 캄보디아 명절을 앞두고 소매치기 경고를 듣게 된다. 문제는 항상 반복된다. 시엠립에 한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소매치기, 바가지, 사기 등의 문제가 이슈가 된다. 캄보디아인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어떻게 또 개선이 된다. 관광수입이 큰 나라여서 우리가 느끼기에는 느리지만 개선은 된다.

마찬가지로 지방에 다닐 때는 큰 문제가 없다. 일부러 돈을 뜯는 교통경찰도 없고 딱히 소매치기도 없다. 물론 어느 개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강력범죄는 다 있다. 공장의 금고를 통째로 털어가거나, 월급날을 노린 범죄 혹은 ATM을 폭파시켜 현금을 강탈하는 등 가끔 옛날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다.

2020년 전후로 상황은 달라졌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중국자본과 인력들이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 문제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숫자가 많아지면 같은 비율이어도 많아 보인다. 프놈펜-시하눅빌 고속도로 현장에서 가까이 있었는데, 알만한 문제는 다 생겼다. 폭행 음주 마약 도박 절도. 중국인들끼리, 중국인과 캄보디안인들 사이에서, 캄보디아인들끼리 문제가 있었다. 

두가지로 생각한다. 첫번째는 주변국의 강력한 범죄단속 두번째는 중국자본 유입의 감소. 알려진 바와 같이 주변국에도 온라인범죄집단 문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캄보디아로 옮겨 온 상태이다. 베트남에서 만난 통역원 역시 베트남인의 납치에 대한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이런 범죄 집단을 이끄는 중국인과 이를 묵과하는 캄보디아 정부가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 경찰이나 군부와 결탁했다고는 하지만 총리의 의지가 있으면 해결이 가능하다. 전해듣기로는 프놈펜 시내 콘도에서 집단생활을 하는데 겉으로 드러나지만 경찰들은 단속하지 않다가 실적이 필요할 때만 단속한다고... 그 사이에는 뇌물을 받는 구조다. 한가지 더 보태면 주말에 한인마트에 가면 뚜렷한 특징이 보이는 한국인들이 있다. 단체, 문신, 남자, 현금. 이들은 단체로 무더기로 식품을 현금으로 구매해서 간다. 알게 모르게 프놈펜이나 한국인 매장들의 매출을 톡톡히 올려주긴했을 것이다.

중국 자본의 유입 감소도 문제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호황기에 투자금과 함께 많은 중국인들이 입국했지만 중국계 자본이 예전같지 않으면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많은 비지니스가 바닥을 치면서 더 돈이 되는 사업인 범죄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재미를 보면서 더더 가속화되지 않았을까.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큰 문제가 없다. 정상적인 여권과 신분증,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다면 사고만 조심하면 된다. 여전히 부패지수가 높기 때문에 내가 아무런 잘못이 없더라도 경찰과 공무원들은 뒷돈을 요구한다. 하지만 납치, 감금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지금 뉴스에 나오는 일은 직접 겪지도 못했고 주변에서도 당한 사람이 없다. 

일전에 모 연애인이나 BJ 사망사건 외 잘 알려지지 않은 도박범죄 관련 사건들 그리고 마약사범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일상 생활에서 접점은 없다. 다니는 장소와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만날 수 없다. 수많은 중국범죄조직의 문제들은 뉴스로만 접했다. (일부는 겪은 바를 전해 들은 바가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늘어나는 중국인 범죄, 한국인이 동원되는 온라인 범죄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고 보통의 시민들까지 위협을 느낄 정도에 이르렀다. 그렇기 때문에 늦었지만 우리 정부의 조치가 일단은 반갑고,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길 바란다. 물론 우리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캄보디아 정부의 의지가 없으면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자 그럼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수익이 클지 범죄단체로 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클지 캄보디아 정부는 계산기를 면밀히 두드려봐야한다. 현재 FDI, ODA 국가 순위는 어떻게 될까.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봉제산업의 수난을 해결할 방법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미 올해 목표한 관광객 800만명은 태국과의 국경 문제로 물 건너갔다. 한국인 관광객 역시 눈에 띄게 줄고 있는데, 과연 캄보디아 정부가 어디까지 할 것인지 관전 포인트이긴 하다.

차이는 인정해야. 일련의 사태가 이제 일반 시민들까지 피해를 입는 상황이 되면서 언론이 떠들기 시작하자 다들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이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물론 당연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지만 우리 국민이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캄보디아에 애정은 없지만 이건 확실하다. 우리는 세계 5위 캄보디아는 100위에 머문다. 모든 면에 있어서 비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밤에 돌아 다니듯이 돌아 다녀서는 안 된다. 영어 사용국가도 아니어서 영어 능통자라 할지라도 말도 잘 안 통한다. 모든 불편을 감소하더라도 저렴한 비용과 개발되지 않은 자연자원, 앙코르와트 등 몇가지의 잇점을 누리기 위해서 여행한다. 외국인 이전에 손님으로서 지켜야할 것들을 지키고 안방이 아닌 만큼 항상 주의를 해야한다.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6515&page=1&pitem=10

'도발과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과 49재  (0) 2025.09.26
시간을 따르다  (0) 2025.09.04
문화의 동질성과 다양성(ft. 부친 장례식)  (0) 2025.08.29
돌고 돌아 흙으로 우리는 일상으로  (2) 2025.08.21
자정작용과 DNA 수선  (3)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