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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몬드

by chongdowon 2025.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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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다즐링, 2017.3.31

어디선가 추천을 받고 읽은 것 같은데 추천받고 담아둔 뒤 한참 뒤에 봐서 잘 기억은 안 난다.

주인공은 감정표현불능증(알렉시티미아)이다. 갓난쟁이 때부터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이를 알게된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엄마(할멈)에게 연락해서 같이 살게 된다. 남들보다 작은 편도체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 것으로 어릴 때 부터 뇌발달에 좋다고 하는 견과류인 아몬드를 먹였다. 견과류 외에도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읽고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다. 유아기에는 동네에서만 생활을 해서 큰 문제가 없었지만 청소년기에 호기심이 폭발하고 더 많은 인간관계를 갖게 되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가 남들과 다른 것을 알게 되어 친구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친구 두 명을 통해 감정 표현이 서서히 살아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중간에 많이 생략됐는데 이 부분이 소설의 핵심이라서 건너 뛰었다.

뇌 편도체는 최근 들어 연구가 많이 된 분야지만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망상증환자 등 다양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도 시대에 따라 각각의 역할이 달랐다. 감정표현을 못하는 주인공은 복잡한 인간관계를 맺고 폭력을 지양하는 사회에서는 불필요한 기능일지 몰라도, 전쟁이 만연한 시대에서는 아마 영웅이 되지 않았을까? 폭력과 사랑이라는 두가지 행동과 감정을 통해 주인공이 감정을 다시 표현하게 되는 과정이 인류의 발전 과정 중 일부라고 생각된다.  

감정표현불능증이라고 했지만 누구나 상대적으로 과대과소의 감정표현을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감정을 적게 표현하거나 외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손가락질 받거나 과한 반응을 보이는 텔레비젼 예능프로그램 같은 사람이 두드러지는 일상이다. 인터넷만 보더라도 별일 아닌데 하트나 따봉을 눌러야 한다. 그냥 사진만 보고 지나칠수도 있고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꼭 댓글을 남겨야 한다. 기계적인 표현은 스스로의 감정이 아닌데도 이모티콘과 짧은 댓글로 내 감정을 표현한 것 마냥 평가 받는다. 사실 이런 행동과정은 실제로 두뇌활동을 저하시킨다. 울거나 웃거나 혹은 생각한 바로 장문으로 서술하는 과정을 거쳐야 뇌는 발달한다.

 누구나 같은 사회화, 재사회를 거치는건 아니기 때문에 행동이나 감정의 표현이 조금 서툴더라도 이해와 설명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주인공의 엄마처럼 아이가 자라는 내내, 할범처럼 목숨을 바쳐, 빵집아저씨처럼 온전히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 빠르고 획일화되어 가고 있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