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셔스터먼, 수확자, 열린책들, 2023.2.10
수확자, 선더헤드, 종소리 세 권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수확자를 읽으면 선더헤드와 종소리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읽으면서 내내 영상으로 만들면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영화화 얘기가 있다. 영화하 얘기를 듣고 책을 집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과학 문명의 발달로 인간은 더이상 죽거나 늙지 않게 되고 무한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인구수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죽어야하고 그것을 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수확자들이다.
수확자의 지위가 교육, 훈련, 평가를 통해서 결정되지만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부작용을 다루는 이야기다. 수확자가 계율을 어기게 되면 살인자와 다를 바 없는데, 애초에 수확자라는 지위를 부여한 것 조차 인간의 판단 아니었나. 삶과 죽음은 인간이 결정할 수 없는데 이야기에서는 둘 다 인간이 결정한다. 물론 선더헤드라는 과학문명의 총아가 돕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식물도 동물도 개체수를 스스로 조절한다. 식물의 경우 개체수가 무한히 늘어나면 절멸했다가 씨앗이 발아하면서 다시 군집을 이루는 경우가 있다. 많은 야생 동물도 비슷한 경우가 있는데 개체수가 많아지면 무리를 나누거나 인위적으로 새끼를 죽이면서 개체수를 조절한다. 지역 내 먹거리와 우두머리 경쟁을 불필요하게 하지 않음으로써 안정적인 사회를 유지하는 조치다. 마찬가지로 이야기에서는 선더헤드라는 장치가 있지만 (초고도화된 AI든 어떤 것이든 그냥 선더헤드라고 부르겠다.) 수확자의 역할에는 간섭을 못한다. .반대로 모든 인간은 죽지도 못한다. 자살시도를 하더라도 선더헤드가 시스템을 통해 살려낸다. 결국 수확자가 없으면 개체수 폭발로 인간 문명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설정이다.
좀 비판하자면 애초에 인간 문명 중심 사고방식이어서 가능한 이야기다. 선더헤드가 인간을 제외한 지구 생명체를 위해서 존재했다면 더 효율적이었을텐데 말이다. 본문에서도 나오지만 인간은 여전히 파티라는 문화를 통해 과도하게 먹고 마신다. 그리고 기술을 통해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해 낸다. 자원을 더 쓰고, 또 잉여의 지방을 태우기 위해 또 자원을 사용하는게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선더헤드가 과연 인간을 위해 존재했을까 혹은 수확자가 필요했을까. 최대의 인구를 유지하는게 아니라 최소의 인구를 유지하는 체계를 만들었다면 수확자도 필요 없었을 것이다.
선더헤드와 종소리는 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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