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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과 생각들

정보와 설득력의 상관관계

by chongdowon 2026.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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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 있어서 뜻이 전달되면 말은 잊게 된다. 단순한 정보를 전달할 경우에는  간단하지만 복잡하거나 추후에 다시 논의해야 할 의미를 전달할 때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험이 쌓여서인지 최근에는 말을 할 때 자꾸 문헌을 인용하거나 수치를 함께 말한다.

앞선 글에서 언급했던 말이 장황해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 추가 정보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점도 있다. 특정 집단에서 같은 주제를 놓고 이야기 할 때 수치에 따라서 해석의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일전에 베트남과 한국의 축산사료 소비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내가 베트남 사료 생산량에서 0을 하나 빼고 해석했더니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 마침 다른 친구가 정정해 주어서 다시 검토하니 전체적인 흐름이 맞게 되었다.

비가 많이 왔다. 올해는 조금 더 덥다. 이 지역은 벼 농사를 많이 짓는다. 이런 문장들은 정보의 일부분만 포함하고 있어서 업무에 활용하기 어렵다. 올해는 작년보다 월평균 5mm, 연강수량 150mm의 비가 더 많이 왔다. 올해는 조금 더 더운 듯해서 7-9월의 평균 기온은 예년보다 3도 가량 올랐으나 연평균은 비슷하다. 연평균이 비슷하고 특정기간의 기온이 높았다면, 다른 달의 평균 기온은 낮았을 것이다. 벼 농사 재배 면적의 절대적인 것은 없다. 인구 대비 재배 면적이나 기계화 혹은 농지개간 비율로 확인할 수 있다. 평야지대에서 자란 사람은 산간지역 어디라도 논이 작아 보일 것이고, 반대라면 항상 커 보일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수치를 통해서 말하는 습관이 익숙해졌다. 물론 항상 수치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서로 이해가능한 범위의 어림숫자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이 의사소통하기 수월하다.

이런 관념은 시간에서도 적용되는데 표준시가 정해지기 전에는 해 뜰 때, 닭이 울 때 처럼 정확하지 않은 시간. 그리고 달이나 해를 통해서 시간을 공유했는데 절기에 따라 달라져서 정확한 시간을 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쓰다가 이틀이나 멈추는 바람에 그냥 마무리 함.)

공통된 기준을 정하고 대화를 나누면 추상적인 개념을 이야기하더라도 의미는 명확히 전달될 수 있다. 문학적 허용의 범주를 넓게   열지 않고 먹구름, 흰구름, 푸른 바다처럼 추상적이지만 직관적인 개념들은 이미 공통기준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 만나거나 주제가 광범위하거나 혹은 기초지식이나 상식이 상이한 사람들끼리 만날 때는 조정의 절차가 필요하다. 과학실험에서는 캘리브레이션이라고도 하는데 사용할 시약이나 기기의 영점을 조정하는 단계다. 앞으로 무수히 많은 회의 그리고 경험과 지식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날 때는 정보 전달을 위한 영점조절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