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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과 생각들

기술교육은 명료한 이론과 다양한 실습을 통해

by chongdowon 202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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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9 17:10 
농업기술교육을 하면서 이론에 입각해서 농민들에게 어렵게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식물세포생물학을 배우고 나면 작물영양학의 이해가 쉬워지는게 맞다. 작물병리학과 분자생물학을 배우고 나면 처음 접하는 작물의 병 진단도 하고, 상황을 파악하기도 편해지는게 맞다. 하지만 모든 기술들이 꼭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단순히 보거나, 함께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술이 전파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론교육과 실습이 병행되어야 하며, 이론은 명료하고 간단하게, 실습은 다양한 가능성을 포함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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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를 재배하면서 가지치기를 해야되는 시기가 도래했다. 나도 처음이지만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들도 전지작업은 처음이었다. 우선 문헌조사를 통해서 전지작업의 방법과 방향성을 설정하고 가까이에 있는 망고나무 10주 정도를 직접 전지했다. 그리고 익숙해진 다음 관리직 직원을 교육시키고 인부들을 교육시켰다. 
 
처음 전지작업을 가르치면서 어려웠던 점이, 우선은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이라서 겁을 낸다는 것이었다. 오랜 시간 공들여 키운 나무를 잘라낸다는 것을 이해 못하고, 가지고 많으면 그냥 그대로 과일이 많이 달릴 것이라는 생각이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자르도록 훈련시켰다.
두번째 어려움은 어떻게를 모른다는 것이다. 전지는 단순히 가지를 쳐 내는 작업이 아니라, 불필요한 가지나 쓸모없는 가지를 잘라내서 나무의 환기를 잘되게 하고 부실한 가지를 없앰으로써 영양개선을 시켜주는 작업이다. 무턱대로 가지를 자르다 보니 굵은 가지를 중심으로 가지를 잘라냈다.
 
수고가 4미터가 넘으면서 사다리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작업의 효율이 떨어져 고민을 하던 차에 외주로 전지작업을 맡기게 되었다. 이 외주작업팀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전지가위는 거의 쓰지 않고 톱으로만 작업을 하는데, 특히 높은 곳을 작업하기 위해서 긴 대나무에 톱을 연결해서 사용했다. 우리 농장의 인부들은 당초 더 긴 사다리와 전지작업용으로 만들어진 톱을 구매하자고 했지만, 외주작업팀의 작업을 보고 나서 곧바로 그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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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과 2016년에 캄보디아 반티에이민쩌이 지역에서 벼와 농경문화를 주제로 농촌개발을 위한 지역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오신 교수님이 대형 조형물을 제작했는데, 현지 인부들이 함께 일했다. 처음에는 조형물이 어떻게 생긴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 제작되는지 이해를 못해서, 아주 낮은 위치에서부터 교수님이 직접 나무를 들고 가서 하나씩 하나씩 쌓아 올려나갔다. 일정 높이가 되고 나서 조형물의 모형, 무게중심, 힘의 하중을 깨닫게 된 현지 인부들은 그 이후 80% 이상의 공정을 스스로 만들어 나갔다. 마지막 20% 공정은 다시 위험성을 고려해서 교수님이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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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v3h05I0r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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